통합특별법 초안 손질 전 공청회부터…명분 쌓기용 행보 비판

(광주·무안=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주 정부의 행정통합 지원책 발표 이후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초안의 대폭적인 수정·보완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2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지역별 공청회에 나서면서, 특별법 초안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주 통합 특별시에 대한 정부 지원 방향이 제시되면서 기존 특별법 초안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당초 초안에는 재정 분권과 관련한 조문이 4∼5개 포함됐지만, 정부는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한시적 재정 지원 방안을 제시해 기존 안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광주시 등은 연간 5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4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설득할 방침으로, 정부안 역시 정부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이 시도될 전망이다.
300여개에 달하는 특례 가운데 산업 분야 특례 역시 정부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으면서, 어떤 특례를 어떻게 담을지를 놓고 국회·정부 협의기구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시도는 국회 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산업별 특례를 특별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특별법 초안의 대폭 수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시도가 이날부터 전남 영암군과 광주 동구 등을 시작으로 27개 시·군·구를 순회하며 공청회에 나서자 절차적 혼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시도는 이달 초 특별법 초안 발의를 전제로 주민투표를 대신한 의회 동의 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을 보완하기 위해 공청회를 계획했다.
그러나 특별법 발의가 이달 말로 미뤄지고, 초안 역시 미완인 상태로 공청회가 열리면서 통합 추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공청회는 '통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라기보다 '방향 탐색을 위한 여론 청취'에 그친다는 평가다.
특히 시도의 관심이 집중되는 재정 특례와 자치권 수준, 통합 시 정부 인센티브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이 핵심 쟁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법안 발의 이전에 공청회를 먼저 진행함으로써, 향후 논의 과정에서 "이미 시·도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는 절차적 정당성만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시도 통합 추진단 관계자는 "특별법 초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시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특별법에 반영하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며 "법안을 고정해 놓고 진행하는 입법 공청회는 아니지만, 보다 유연하게 의견을 수렴하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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