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대에 다시 묻는 행복···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의 유산’ [북스&]

이혜진 선임기자 2026. 1.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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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프란치스코 지음, 가톨릭출판사 펴냄)
생전 설교·묵상에 묶은 행복의 사유
교황 선출 목격한 김의태 신부 번역
[서울경제]

전보다 물질적인 풍요와 첨단 기술을 누리게 됐지만 불안과 우울, 외로움이 일상이 된 시대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의 행복 지수는 전 세계에서 58위로 전쟁 중인 나라보다 뒤처진다. 이런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신다”는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메시지는 삶의 가이드가 된다.

신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은 교황의 설교와 연설, 문헌과 묵상에 흩어져 있던 ‘행복’의 사유를 한 권으로 엮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행복은 안락함이 아니다. 교황은 진정한 꿈에 동참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구체적 사랑을 실천하는 용기에서 행복이 피어난다고 했다. 돈으로 사는 만족이 아니라 서로에게 건네는 선물로서의 행복이다. 불안과 경쟁의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쉬운 독자에게 이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특유의 친근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쓰여졌다. 신앙 여부를 떠나 누구나 공감하도록 문학과 영화의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단테의 신곡’, ‘닥터 지바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반지의 제왕’ 같은 문학과 ‘바베트의 만찬’, ‘길’ 같은 영화를 인용하며 행복을 추상적 정의가 아니라 삶의 장면으로 체감하게 한다. 각 글은 짧은 묵상 형식이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누어 읽기 좋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소박한 행보, 삶의 실천을 강조해 왔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집전하며 ‘위로의 교황’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2025년 4월 21일 선종했다.

번역에는 2013년 바티칸에서 교황 선출을 직접 목격한 김의태 신부가 참여했고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추천사를 더했다. 교황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위로,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실천의 언어가 한 권에 담겼다. 2만7000원.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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