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못 입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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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vie Mus는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트이자 작가다. 미니멀한 옷차림과 절제된 소비를 자신의 플랫폼 'Les Underdressed'를 통해 꾸준히 이야기하며, 트렌드보다 기준, 과시보다 품위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럽고, 우아하지만 힘을 주지 않은 옷 입기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스타일은 특정 트렌드 아이템보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몇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블랙과 베이지, 화이트 같은 절제된 컬러, 실크와 니트처럼 촉감이 살아 있는 소재,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 이 단순한 조합이 그녀의 옷차림을 언제나 고급스럽게 만든다. 슈즈는 대체로 블랙 레더로 통일한다.


컬러는 주로 블랙과 베이지, 화이트에 머문다. 대신 소재로 변주를 준다. 은은한 광택의 실크 셔츠, 결이 단단한 니트, 힘 있게 떨어지는 셔츠는 겹쳐 입어도 답답하지 않다. 여기에 구조감이 살아 있는 입체적인 코트나 클래식한 바바리를 더해 전체 실루엣을 정돈한다. 옷이 많지 않아도 풍성해 보이는 이유다.


하의 선택은 더욱 명확하다. 과한 디테일 대신 베이직 데님, 질 좋은 롱스커트, 슈트 팬츠를 고른다. 핏이 정확하고 소재가 탄탄해 상의가 단순할수록 오히려 존재감이 살아난다. 트렌드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지를 먼저 따지는 기준이다.





상의의 핵심은 군더더기 없는 터틀넥이나 질 좋은 화이트 티셔츠다. 장식 없이 목선을 따라 깔끔하게 떨어지는 터틀넥은 그녀의 레이어링에서 중심축 역할을 한다. 단독으로도, 셔츠나 코트 안에 받쳐 입어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다.


액세서리 역시 절제돼 있다. 컬러 포인트는 주로 브라운 백 하나로 충분하다. 간혹 골드 주얼리를 더하되, 팔찌나 이어링처럼 작은 포인트에 그친다.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룩에 깊이를 더하는 역할이다. 주얼리는 최소화하고, 대신 신발에서 성격을 드러낸다. 스트랩 슈즈, 뮬(mule), 혹은 포인티드 토 레더 슈즈(pointed-toe leather shoes)처럼 선이 또렷한 디자인으로 룩의 인상을 마무리한다. 컬러는 대부분 블랙이다.

이렇게 보면 실비 뮤스의 옷장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이 그녀의 우아함을 지탱한다. 아이템 하나하나가 튀기보다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방식. 고급과 우아가 동시에 성립되는 이유는, 결국 선택의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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