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병 130주년-역사가 된 무명] 1. 의향(義鄕) 춘천
기념 공간·탑 전무 가치 미주목
30일 기념사업회 선포식 개최
1896년 1월 18일,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 강행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다. 혼란의 시기를 보내던 강원 지역 유생들은 붓 대신 병장기를 들고 군대를 일으켰다. 강원도민일보는 강원의병 의거 130주년을 되새기고 역사에 남지 못한 이들을 재조명 하기 위해 ‘강원의병 130주년-역사가 된 무명(無名)’을 연재한다.
“강원의병 전국 확산 불씨 ‘춘천의병’ 활약상 조명해야”

■항일 의병 활동 시발점 ‘춘천의병’
1894년 청일전쟁 후 일제의 국권침탈 야욕이 노골화되자 전국적으로 반일감정이 크게 고조됐다. 특히 1895년 전통 의복제도를 양복으로 고치게 한 변복령, 명성왕후 시해사건인 을미사변, 상투를 자르게 한 단발령 등이 연이어 일어나자 춘천지방의 민심이 크게 분노했다.
특히 1896년 1월 1일(음 11월 17일) 단발령이 시행되자, 선비 정인회(鄭寅會)를 주축으로 군인 성익현(成益賢), 상민 박현성(朴玄成), 유생 홍시영(洪時永) 등이 춘천 부민을 모아 같은 해 1월 18일 의병을 일으켰다.
아전, 군인, 농민, 상민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의병 5000~6000명은 군아를 점거해 본영으로 삼고, 초대 춘천유수를 지낸 민두호(閔斗鎬)의 생사당(生祠堂)을 불태우고 그 아들 민영준(閔泳駿)의 집에 난입해 집기를 부쉈다. 춘천의병은 이소응(李昭應·1852∼1930)을 의병장으로 삼아 춘천 관찰사 조인승을 처단하고, 기세를 몰아 서울로 진격했다. 그러나 가평으로 향하던 중 벌업산 전투에서 패하고 총공격을 해온 경군에 의해 해산했다.
■이제라도 춘천의병 역사적 가치 되새겨야
춘천의병은 을미의병 시기 봉기한 대표적인 의진 가운데 하나로, 이 시기 함께 봉기한 강릉의병, 제천의병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양구, 금성, 회양을 비롯해 안변 등 관북지방에 이르기까지 의병 파급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의거한 지 13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춘천의병의 활약상은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남귀우 춘천의병마을 사무국장은 “춘천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도, 하다못해 조그만 기념탑 하나도 없는 실정”이라며 “춘천의병은 강원의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시발점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춘천의병 기념사업 본격화
춘천지역 사회단체 32곳은 춘천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다지고, 학술적 가치를 바로 세우고자 ‘춘천의병 130주년 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올해부터 무명 의병에 대한 기념사업을 비롯해 역사 교육 프로그램, 문화 콘텐츠 제작 등에 나선다. 특히 춘천의병을 기리는 조형물과 기념공간 조성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춘천의병 거의 130주년 고유제’는 기념사업을 위한 서막이다. 18일 춘천 남면 가정리 충의성지 발원비 앞에서 열린 행사에는 육동한 춘천시장, 권희영 춘천시의원, 춘천의병 1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관계자들과 춘천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춘천시 역시 힘을 보탠다. 18일 고유제 참석한 육동한 춘천시장은 “춘천은 가장 먼저 나라를 구하기 위해 힘쓴 곳”이라며 “춘천의병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재정립하고, 필요한 시설과 상징을 보완해 미래세대가 나라에 대해 바른 정신을 가질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춘천의병 130주년 기념사업회는 오는 30일 춘천시청에서 기념사업 선포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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