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中통관 규제에…엔비디아 H200 부품사 생산 중단

이번 조치는 중국 세관당국이 선전 지역 물류업체들을 소환해 H200 칩에 대한 통관 신청을 접수하지 말라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미 홍콩에 도착한 초기 물량이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H200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생산을 본격 확대해왔다. 회사 측은 중국 고객으로부터 100만개가 넘는 주문이 들어올 것을 기대했고 협력사들은 이르면 3월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24시간 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 세관의 돌발적인 통관 차단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번 조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부품사들은 재고가 쌓이면 다른 제품에 전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생산 중단을 택했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추웨이자 애널리스트는 FT에 “H200용 PCB는 해당 칩에 맞춰 설계된 전용 부품으로 다른 제품에 사용할 수 없다”며 “통관이 막힌 상태에서 생산을 지속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부 사정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자국 기술 사용을 압박해왔으며 동시에 일부 빅테크 기업은 성능과 유지 관리 측면에서 엔비디아 칩을 선호해왔다. 당국은 앞서 H200에 대해 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권한을 둘러싼 부처 간 혼선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조지 천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중국에서 AI와 반도체 산업을 누가 최종적으로 규제하는지는 매우 복잡하다”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사이에 엔비디아의 역할을 둘러싼 견해차가 혼재돼 정책 신호가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고객들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 내 엔비디아 AI 서버 판매업체 한 곳은 다수의 고객이 H200 주문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그 대신 미국 수출 규제로 공식 반입이 금지된 B200, B300 칩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암시장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200과 B300은 H200보다 성능이 뛰어난 칩이다. 엔비디아와 중국 당국은 이번 통관 차단과 관련한 질의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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