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인천은 한국 마라톤의 시발점

마라톤은 육상 경기의 한 종목으로, 장거리를 달리는 경주이다. 1896년 개최된 최초의 근대 올림픽 종목 중 하나이다. 42.195㎞의 거리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됐다. 일반적으로 포장 도로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매년 수십 개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는데, 인천에서는 본보 주최 마라톤이 유명세를 떨친다.
인천은 바로 한국 마라톤의 시발점이다. 국내 공식 육상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순간도, 국제마라톤대회의 첫 출발도 모두 인천에서 시작됐다. 그런 사실이 사료 분석을 통해 확인돼 눈길을 끈다. 그동안 서울 중심으로 서술돼 온 한국 마라톤 기원에 대해 다른 기록들이 나온 것이다.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체육 사료와 신문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 마라톤의 제도적·국제적 출발점이 모두 인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에서 마라톤이 공식 종목으로 첫 등장한 대회는 1920년 5월16일 조선체육협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조선육상경기대회'. 여기서 40.23㎞로 치른 '경인마라톤'은 트랙 밖 거리 경기로서 처음 제도권 육상 종목에 편입된 사례로 평가된다. 출발지는 인천이었고 결승선은 용산 육군 연병장이었다.
당시 대회는 단거리부터 장거리와 필드 종목까지 총 15개 종목을 펼친 대규모 육상 행사였다. 경인마라톤에서는 임일학 선수가 2시간45분11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신문 기사와 체육 사료들은 이 대회를 한국 마라톤의 제도적 출발점으로 명확히 기록하고 있다.
인천은 국제마라톤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1959년 9월 28일 열린 '9·28 수복기념 국제마라톤대회'는 한국 최초의 국제마라톤대회로 평가된다. 인천 중구 해안동 로터리에서 출발해 서울 중앙청 앞까지 이어지는 42.195㎞ 코스로 진행됐다. 국제 규격을 충족한 정식 마라톤 거리였다. 유엔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는 국제행사로 치러졌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현재 중구 항동 해안동 로터리에는 '유엔 한국 참전국 9·28 수복기념 국제마라톤 출발점' 표지석이 남아 있다. 인천이 한국 마라톤의 국내·국제적 출발지였음을 보여주는 물적 증거다. 그런데도 한국 마라톤의 기원은 오랫동안 서울 중심의 서술 속에 묻혀 왔다. 주요 대회 결승지와 행정 중심지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출발지로서 인천이 지닌 역사적 의미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마라톤의 첫 출발과 국제화가 모두 인천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한국 체육사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이제는 기록과 사료에 기반을 두고 국내 마라톤 역사를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 마라톤이 100년을 넘어선 지금, 출발지를 둘러싼 기록과 사료를 다시 확인해야 할 듯싶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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