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전랑지, 왕경 유적 넘어 구도심 재생의 중심축으로
유적 보존과 생활 공간 결합해 시민 일상·관광 함께 살린다

신라 왕경의 북쪽 궁궐 터로 추정되는 '전랑지'가 경주 구도심의 지도를 바꾸는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랑지'가 단순한 유적 보존을 넘어, 인근 도심재생 사업과 연계해 시민들의 삶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생활 밀착형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16일 성동동 전랑지 현장을 찾아 정비 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구도심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사문화 공간 재편 구상을 발표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전랑지를 기점으로 황촌지역, 옛 경주역, 남고루를 하나의 축으로 묶어 도심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이날 현장 보고회를 지켜본 한 주민은 "그동안 전랑지는 그냥 펜스가 쳐진 빈터처럼 느껴졌는데, 이곳이 남고루와 옛 경주역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이자 문화 공간이 된다니 반갑다"며 "구도심이 관광지만이 아닌, 우리가 살기 좋은 동네로 변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전랑지는 통일신라 왕경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관광객들만 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황촌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산책하고 문화를 누리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주시가 추진해온 도심재생 사업들의 '마침표' 격이다. 이미 1차 재생사업이 완료된 황촌지역의 주거환경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옛 경주역 일원 도시재생과 남고루 정비사업을 전랑지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계형 정비'는 개별 유적지가 고립되는 현상을 막고, 구도심 전역을 거대한 노천 박물관이자 생활 공원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특히 관광객 중심의 화려한 개발보다는 주거지와 유적이 맞닿은 구도심의 특성을 살린 '경주다움'에 초점을 맞췄다.
전랑지 중심의 역사문화 축이 완성되면, 경주는 황리단길 등 기존 명소와는 차별화된 고요하고 깊이 있는 역사 산책 코스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관광 수요를 구도심 깊숙이 유입시켜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유산 정비와 도시개발 사이의 조화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세밀한 설계가 향후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전랑지는 시민의 일상과 관광이 어우러지는 구도심의 새로운 심장이 될 것"이라며 "유적 보존이라는 대원칙 아래, 경주만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생활형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