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는 결코 천상의 주재자가 아니다
사법부가 이래서는 안 된다
<대법원규칙 등의 제ㆍ개정절차 등에 관한 규칙> 제3조 1항을 보면,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규칙 등의 제ㆍ개정을 추진함에 있어 필요한 경우 관련 행정기관, 단체 등에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제4조 1항은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규칙을 제ㆍ개정하고자 할 때에는 입법예고를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제ㆍ개정'? 잘못된, 틀린 표기 방식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한자로 표기된 국회법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자.
第84條(豫算案ㆍ決算의 회부 및 審査) ⑧委員會는 稅目 또는 稅率과 관계있는 法律의 制定 또는 改正을 전제로 하여....
第98條의2(大統領令등의 제출등) ①中央行政機關의 長은 法律에서 위임한 사항이나 法律을 執行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規定한 大統領令·總理令·部令·訓令·例規·告示등이 制定·改正 또는 廢止된 때에는...
第112條(表決方法) ④憲法改正案은 記名投票로 表決한다.
설명한 바와 같이, 헌법과 법률의 수정 경우에 '개정(改正)'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며, 그 표기방식은 "制定 또는 改正"이나 "制定·改正"이라고 해야 한다.
국회와 법제처는 수정했지만, 사법부는 여전히…
단지 '제정'과 '개정'이라는 용어가 우리말로 '-정'으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제ㆍ개정'이라는 용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편의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제ㆍ개정'이라는 용어는 그야말로 커다란 웃음거리고 창피한 이야기다. 지금 이 시각에도 대부분의 이른바 '법조계' 사람들이 '제ㆍ개정'이라는 이 용어를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언론 기사에서 매일 같이 볼 수 있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법제처가 주관하고 있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제ㆍ개정 구분'이라는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정하도록 제안하였다. 그 뒤 법제처의 관련 책임자가 필자에게 다시 연락해왔고, 몇 차례 소통을 거치면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제ㆍ개정' 관련 표기 방식은 정확하게 수정되었다. 또 국회가 주괸하고 있는 국회법률정보시스템도 '제ㆍ개정' 표기 방식 역시 잘못되어 있었는데, 필자가 수정을 요청하여 결국은 모두 정확하게 수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필자는 <대법원규칙 등의 제ㆍ개정절차 등에 관한 규칙>의 잘못된 표기 방식도 발견하였다. 그래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에도 연락해 <대법원규칙 등의 제ㆍ개정절차 등에 관한 규칙>의 '제ㆍ개정' 표기 방식을 수정해야 함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당시 필자는 법원행정처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할 자세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오만한 자세로 응대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뿐이다. 법원행정처는 지금까지 잘못 표기된 해당 법률을 여전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칭타칭 법률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틈만 나면 자신들의 최고 권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자기 현시로 일관하온 사법부가 이러한 잘못을 '시전'하고 있는 상황은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다. 사법부가 이래서는 안 된다. 이 나라 사법부가 과연 '기본'을 갖추고 있는지조차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사법부는 진정 거듭나야 한다
한 가지 사안을 보면, 나머지 열 가지 사안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그간 이 나라 대법원을 위시한 사법부는 우리 사회 다른 구성원들의 시각과 요구에 눈과 귀를 철저히 닫은 채 오불관언, 오직 자신들의 높다란 철옹성을 쌓고 풍요로운 자신들만의 기득권 속에서 안주해왔다. 사법부는 그리고 법관은 결코 지상(地上)의 잡물(雜物)을 주재하는 천상(天上)의 지배자가 아니다. 지금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으로 상징되는 사법부의 행태는 여태까지 축적되어온 이 나라 사법부의 누습(陋習)이 집약되어 드러난 현상이다.
새로 취임한 법원행정처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 그대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천상의 주재자라는 미몽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현시로 가득찬 구두선의 약속이 아니라 진정 행동과 실천으로 증명해야만 한다.
사법부는 진정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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