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3사 생존전략下] 지능형 공장으로 AX 시동…안전성·수익성 노린다
고령화·숙련자 이탈 등 제조업 구조적 문제 해결
원가·품질·환경·안전 개선도…“수익성 방어 핵심”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이 AI와 디지털 기술, 로봇을 앞세워 불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7/552795-r1dG8V7/20260117091008176wyea.png)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국내 철강 3사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로봇을 앞세워 생산성과 안전성 향상,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공정 전반의 지능화와 고위험·반복 작업의 무인화가 본격화되면서 AI·디지털 전환 전략이 철강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 본사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은 각각의 사업 특성에 맞춘 AI 전환(AX)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AI 기반의 전 공정 고도화 전략을 통해 스마트팩토리를 넘어선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구현에 나섰고, 현대제철은 공정별 맞춤형 AI 도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AI 인프라의 실증 거점을 마련하며 실행력을 높였다.
철강업계는 AI를 기술적 보완 수단을 넘어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령화와 숙련자 이탈 등 제조업의 전통적 문제를 해결하고, 탈탄소·고부가가치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AX는 선택이 아닌 과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철강사의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AX를 비롯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해야 한다"며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확산해 생산성을 제고하고, 고위험 수작업에 로봇을 활용한 무인화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 최삼영 대표도 "AI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으로 차별적 경쟁력 강화하겠다"며 "AI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무엇보다도 동국제강 현실에 맞는 AI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포스코는 기존의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한 단계 진화시킨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공정 전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유통·서비스하고, 그에 기반해 의사결정까지 자동으로 진행하는 공장을 의미한다. '스마트 솔루션의 집합'이 아니라 '통합된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지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제강과 표면처리 공정이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AI 기반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2024년 10월 고로에서 나온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해 깨끗한 용강으로 만드는 제강공정에 '전로 원터치 조업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며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지난해 3월에는 제조 AX의 핵심 기술로 가상현실 기반의 '피지컬 AI'를 공개했다. AI 모델을 적용하기에 앞서 현실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 환경에서 AI 모델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관성·가속도·노이즈 등 물리적 환경을 미리 학습해 최적의 설비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피지컬 AI 구현은 구체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 포항 제3 제강공장의 쇳물 예비처리 공정 전면 자율화에 성공한 것이다. 조업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판단하는 AI가 영상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쇳물 상태를 감지하고, 슬래그의 양과 위치를 파악한 뒤 최적의 경로로 제거하는 등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제철소의 크레인·컨베이어벨트·하역기 등 초대형 기기를 작업자의 개입 없이 제어하는 피지컬 AI를 구현한 것이다.
산업 현장의 고위험 수작업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의 접목도 한창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페르소나 AI'에 2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포스코의 산업용 AI 기술과 페르소나 AI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페르소나 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모형 이미지. [사진=포스코그룹]](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7/552795-r1dG8V7/20260117091009690sdwv.png)
현대제철은 공정별로 적합한 AI 기술을 적용하는 '현장형 스마트팩토리'를 추구한다. 공정별 스마트팩토리 로드맵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구축해 의사결정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DF는 설비·공정 등 하드웨어 자동화의 다음 단계로, 소프트웨어가 의사결정 주체가 되는 지능형 생산 체계를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2024년 DX연구개발실을 신설하고 AI 기술 조직을 통합했다. 스마트팩토리 기획, 인프라 체계 구축, 빅데이터 분석, 로봇 응용 연구 등을 진행하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품질 예측 및 제어 ▲자연어 활용을 통한 품질 분류 표준화 ▲항만 운영 최적화 ▲4족 보행 로봇 안전 관제 등 분야에서 의사결정 자동화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AI가 성분과 설비 데이터로 품질 결과를 예측해 사전에 불량에 대응하고, 제각각이던 품질 메시지를 데이터화해 업무 시간을 단축한다. 시뮬레이션으로 항만의 최적 하역·이송 계획을 도출해 비용을 줄이고, 4족 보행 로봇이 스스로 판단·순찰하며 안전을 점검한다.
![4족 보행 로봇이 설비를 검사하는 모습. [사진=현대제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7/552795-r1dG8V7/20260117091011101adix.png)
동국제강은 AI 인프라 실증 거점을 마련하며 AX 전략의 실행력을 높였다. 지난해 12월 IT 전문 계열사인 동국시스템즈가 DK AX 센터를 개소하면서다. DK AX 센터는 철강을 포함한 제조 산업의 AI 전환을 검증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동국제강은 센터를 동해 철강 제조 현장의 AX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생산 공정 최적화·품질 예측·설비 이상 감지·에너지 효율 개선 등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AI 도입을 위해 업무 전반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AI와 로봇을 통한 공정 지능화가 진행될수록 손익 구조를 방어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통해 원가·품질·환경규제 대응·안전 등을 모두 개선할 수 있다"며 "효율 극대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부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