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0초 흔들림에 6400명 사망·도로 와르르…日 '안전신화' 붕괴의 날[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95년 1월 17일 화요일 오전 5시 46분. 일본 효고현 아와지섬 북부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 대지진 또는 한신 대지진)'으로 부르는 이 자연재해는 일본 기상청 관측 사상 최초로 진도 7이 기록된 대재앙이었다. 특히 고베 지역은 과거 400년 동안 큰 지진이 없어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고 있어 충격이 더 컸다.
내진 설계 기준이 강화되기 전인 1981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과 인프라가 대거 파괴되면서 피해를 키웠다. 특히 목조 주택들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시각이 평일 새벽시간대라 대응을 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지진 발생 초기 일본 정부의 대응도 문제였다. 관료주의적 경직성과 위기 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진 발생 직후 정보 전달 체계의 미비로 인해 중앙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으며, 자위대 파견 요청과 투입이 지연되면서 초기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위기 관리 체계의 공백을 메운 건 시민 사회였다. 전국 각지에서 10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고베로 집결해 구호 활동을 펼쳤다. 이는 일본에서 1995년을 '자원봉사의 원년'으로 부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시민들이 약탈 없이 질서를 유지하고 서로 돕는 모습은 '메이와쿠(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음)' 문화와 공동체 의식이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내진 설계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1981년 개정된 내진 기준을 적용받은 건물들은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후 건축물의 내진 보강과 법적 기준 강화가 가속화됐다.

국가 방재 시스템도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졌다. 지진 당시 지역 기상청 간 전용 회선이 끊겨 진도 7을 계측하고도 이를 즉각 속보로 알릴 시스템이 부재했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일본 정부는 1996년부터 진도 계급을 세분화하고 현지 조사를 하지 않고 계측 진도만으로도 속보를 전달할 수 있는 체제를 도입했다. 지진 관측점은 4200개소로 확충됐다.
고베 대지진은 3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난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태도를 결정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당시의 경험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등 후속 재난에 대응하는 매뉴얼의 기초가 됐다. 특히 관(官) 중심의 방재에서 민관 협력과 시민의 자조(自助)·공조(共助)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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