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역주행’하니 ‘정권 심판론’ 대신 ‘보수 심판론’ 우세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정당 지지율’ 민주 45%, 국힘 26%…중도층에선 민주 48%, 국힘 16% ‘3배 차이’
(시사저널=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지금 국민의힘은 대위기다. 통합 대신 분열, 쇄신 대신 간판 교체에 나서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장동혁 대표는 '윤 어게인'과의 절연 대신 당명 교체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각종 신호는 여기저기서 켜지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월6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6%.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올해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 구도에 대해 물었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3%,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3%로 나왔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면 좋겠다'는 국정 안정론이 10%포인트(p) 더 높게 나왔다(그림①).
선거는 구도다. 선거공학 기준에서 보면, 투표자 표심을 결정하는 70~80%는 구도다. 스포츠 시합으로 보면 일종의 기싸움이다. 즉 선거판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선거의 결과가 결정되는 셈이다. 유권자들이 6월 지방선거를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본다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고,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으로 판단한다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 구도, '정권 안정론'으로 점점 굳어져
연령별로 보면 60대는 여당 선호 45%, 야당 선호 35%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여당 선호 42% 대 야당 선호 35%, 인천·경기는 45% 대 30%, 중도층은 44% 대 28%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의 최대 걸림돌은 중도 외연이 확장되는 않는다는 점이다. 중도층에서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나오고 있다. 즉 지방선거가 '정권 견제' 국면이 아니라 '정권 안정' 국면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구도에서는 국민의힘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더 위태롭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봤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5%, 국민의힘은 26%다. 격차는 무려 19%p에 달한다. 통상적인 선거 국면에서 뒤집기 어려운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국민의힘은 대다수 세대에서 열세다. 20대(만 18세 이상)에서는 민주당 34%, 국민의힘 23%로, 청년층에서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한때 청년층에서는 양측이 경합하던 상황도 있었지만, 계엄 사태와 최근 국민의힘의 자중지란 모습이 겹치면서 청년세대에서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60대에선 민주당 44%, 국민의힘 27%다. 보수의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60대마저 민주당에 뒤처진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60대에선 보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운동권 세대의 중심 연령대가 60대로 접어들고 두 번의 탄핵을 경험하면서 60대 중반까지 반(反)보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격차는 더 심각하다. 서울은 민주당 49%, 국민의힘 21%, 인천·경기는 46% 대 24%다. 수도권 전반에서 국민의힘은 사실상 선거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8%, 국민의힘 16%로 나타났다. 중도층 지지율이 10%대 중반에 머무른다는 것은 단순한 열세가 아니라, 정당 브랜드 자체가 외면받고 있다는 신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월7일 쇄신안을 발표하고 외연 확대를 강조했지만, 중도층은 좀처럼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 결과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1월1일부터 13일까지 장 대표와 지방선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했다. '장동혁'과 연관된 핵심 감성어는 '논란' '비판' '의혹' '잘못되다' '혼란' '범죄' 등 부정성이 강한 단어들이 중심을 이뤘다. 반면 긍정 감성어로 분류될 수 있는 '진정성' '동의하다' 등의 표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강경 메시지와 투쟁적 리더십이 지지층 결집에는 일정한 효과를 가질 수 있으나, 중도층에는 불안과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 여론대로라면 수도권에서 '野 전패'
'지방선거' 연관어 분석에서도 '의혹' '범죄' '논란' '혐의' '혼란' '우려'와 같은 부정 키워드가 두드러진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이념 대결보다는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안정적인 행정 이미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선거다. 그럼에도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이 언론과 온라인 공간에서 각종 의혹, 갈등, 비판 프레임과 결합되면서 선거 전체의 이미지까지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신호가 데이터를 통해 포착된다.
강경 보수 리더십의 가장 큰 한계는 메시지의 확장성이다. 지지층 내부에서는 '원칙을 지킨다' '강하게 싸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갈등을 키운다' '혼란을 부른다'는 인식으로 전이되기 쉽다. 실제 '지방선거' 연관어에서 '신뢰'나 '기대'와 같은 긍정 키워드가 일부 존재함에도, 전체 감성 구조는 부정 키워드가 압도하는 양상이다(그림②).
더 큰 문제는 이런 인식이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당 전체의 브랜드로 확산할 가능성이다. 빅데이터는 여론의 방향을 미리 경고한다. 지금의 감성 지형은 강경 보수 리더십이 지방선거에서 확장성이 제한적이며, 오히려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강한 언어와 대립 구도를 넘어, 안정·신뢰·해결 능력을 강조하는 리더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지 않는다면 현재의 부정적 감성 흐름은 지방선거 패배라는 현실적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지금 대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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