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 없는 쿠팡…'못 사는 것 많은' 보상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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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안을 시행했다.
쿠팡은 지난 15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 절차를 시작했다. 이를 현금성 비용으로 환산하면 쿠팡이 이번 보상안에 투입하는 금액은 총 1조6850억원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쿠팡의 보상안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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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리스크·환금성 악용 가능성 차단 목적"
1조원대 보상안에도…커지는 조건 완화 요구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보상안에 각종 제약이 붙으면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쿠팡의 조치가 실질적인 보상보다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에 가깝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손님, 이거 못 쓰세요"
쿠팡은 지난 15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후속 조치다. 쿠팡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현금성 비용으로 환산하면 쿠팡이 이번 보상안에 투입하는 금액은 총 1조6850억원이다.
다만 이 같은 보상 정책은 발표 직후부터 갑론을박에 휩싸였다. 가장 큰 논쟁은 '구매이용권'이라는 보상 방식의 적절성이었다. 쿠팡은 보상 수단을 단일 쿠폰이 아닌 서비스별 이용권으로 나눠 지급했다. 쿠팡 전 상품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알럭스 상품 2만원 등으로 분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쪼개기' 방식에 더해 다수의 사용 조건까지 덧붙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5000원짜리 쿠팡 전 상품 구매이용권은 도서, 분유, 전통주를 비롯해 상품권, e쿠폰 등 일부 품목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이용권 금액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차액은 환불되지 않는다. 기존 일반 회원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 멤버십 '와우'를 해지한 고객에게는 최소 주문금액도 적용된다.
쿠팡이츠와 쿠팡트래블 역시 제약이 적지 않다. 쿠팡이츠 구매이용권은 포장을 제외한 배달 주문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쿠팡트래블 이용권도 해외여행 상품이나 항공권 등을 뺀 국내 숙박, 국내 티켓 상품으로 사용 범위를 한정했다. 여기에 모든 구매이용권의 사용 기한은 오는 4월 15일까지로 이후에는 자동 소멸되도록 했다.보상인가 마케팅인가
쿠팡은 이번 구매이용권 제한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구매이용권이 현금과 유사한 수단으로 오인되거나 되팔기 등 환금성 문제로 각종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기프티콘이나 상품권 등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쿠팡이츠의 포장 주문과 쿠팡트래블에서 해외 숙박 예약을 제외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포장 주문은 현금화할 가능성이 낮고 국내 숙박 역시 해외 숙박과 마찬가지로 제3자에게 전매하는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제한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법률상 규제나 환금성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한을 둔 것"이라면서도 "각각의 구매이용권을 제한하는 내부 기준 자체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쿠팡이츠, 쿠팡트래블의 세부 제한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쿠팡의 보상안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보상이 시작된 지난 15일에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13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며 보상안 거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이들 단체는 "떨어진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영업 전술일 뿐 진정한 보상이 아니다"라며 설 연휴까지 쿠폰 거부 서명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러 조건이 붙은 사용 방식이라는 점에서 보상을 빌미로 한 마케팅으로 인식될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쿠팡 내에서 찾을 수 있도록 사용 조건을 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일회성 보상을 넘어 개인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 역시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제도적·행정적 지원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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