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쌓는’ HBF, 상용화 빨라지나···“2~3년 후 엔비디아 GPU 장착”

고명훈 기자 2026. 1.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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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HBM 10년 이상 걸렸지만 HBF는 빨라질 것”
“HBM6부터 HBF도 같이 활용···2038년 HBF가 HBM 시장 넘어설 수도”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16일 서초구 양재동에서 개최한 소부장 미래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HBM' 버전이라고 불리는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이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램 기반인 HBM만으론 폭증하는 AI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고용량에 강점을 지닌 낸드 기반의 신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은 HBM에서 축적한 설계·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HBF 구현에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16일 서초구 양재동에서 개최한 소부장 미래포럼에서 "삼성전자와 샌디스크는 내년말이나 2028년초에 실제 엔비디아, AMD, 구글 제품에 HBF를 붙일 예정"이라며, "HBM은 10년 이상 걸렸지만 HBF는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HBM을 하면서 공정 기술과 설계 기술이 축적돼 있다 보니, 이를 기반으로 설계에 들어갔다. 훨씬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BF는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HBM처럼, 3D 낸드 여러개를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늘리는 개념의 메모리다. 가장 아래 베이스다이를 시작으로, 위로 쌓아 올린 낸드를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SSD의 고용량을 유지하면서도 대역폭을 HBM처럼 확대할 수 있단 점에서 향후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BF의 초당 대역폭은 1638GB/s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 SSD 스토리지의 대역폭이 NVMe PCIe 4.0 기준 최대 7000MB/s 이상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아울러, HBF의 용량은 512GB로, HBM4(64GB) 대비 훨씬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서 미국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컨소시엄을 토대로 HBF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7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말 HBF의 시험용 버전이 먼저 출시돼 데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교수는 "GPU가 AI 추론을 하려면 HBM으로부터 KV 캐시라고 부르는 변수 데이터를 읽어 들여야 한다. 그다음 이를 해석한 것을 가지고 단어 하나씩 쏟아내는데, 이 작업은 HBF를 활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HBM은 빠르고, HBF는 느리지만 용량은 10배 정도 크다. 다만, HBF는 읽기 횟수엔 제한이 없어도, 쓰기 횟수에 10만번 정도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오픈 AI나 구글이 프로그램을 짤 때 읽는 것 위주로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PU가 공부하고 글을 쏟아낼 때 집에 있는 책장이 HBM이라면, HBF는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조금 느리지만 훨씬 더 큰 내용량을 기반으로 한다"며, "집에 있는 책 몇권 가지고 시험은 볼 수 있지만 복잡하고 전문적인 공부를 하려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HBF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가속기 옆에 HBM과 같이 장착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HBM6가 나오는 시점에 HBF가 많이 쓰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HBM6로 가면 아파트 단지가 생기는 것처럼 HBM도 하나만 쌓이는 게 아니고 여러개가 네트워크로 이어질 것"이라며, "D램 기반인 HBM은 용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낸드를 쌓아 만든 HBF가 등장할 것이며, 2~3년 후부턴 HBF라는 단어를 많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HBF가 뛰기 시작 할거고 HBF 뒷단에 데이터 스토리지가 붙을 것이다. 지금은 GPU에 데이터를 공급하려면 스토리지 네트워크로 해서 데이터 프로세서, GPU까지 매우 긴 경로를 거쳐야 하는데, 미래에는 HBM 뒷단에서 바로 처리 가능할 수 있단 개념이 HBM7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메모리 공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38년 정도 되면 HBF 시장이 HBM을 넘어서진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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