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계를 기웃대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윤슬빛 외 9명, '2025 제4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편집자주
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제법 굵은 눈송이가 날리던 지난 12일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사강은(시), 황예솔(소설), 김정민(희곡), 이해준(동화) 당선자가 작가로서 시작을 알린 이 자리에 윤슬빛 작가도 동시 부문 당선자로 함께했는데요. 그는 이미 동화책 5권을 펴낸 동화작가입니다.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동화집 '갈림길(2023)'로 제64회 한국출판문화상 '올해의 어린이·청소년책 10종'에도 이름을 올렸죠.
그는 함께 동화를 썼던 어느 문우의 권유로 동시를 쓰게 됐다고 하는데요. 수상 소감 일부를 옮겨 봅니다.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은, 혹은 닮은 언어를 살살 다듬어 빚는 기분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낯선 세계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웃거리고 있을 어린이들에게 공들인 언어로 만든 허구의 세계를 선물할 수 있어 조금 벅찬 것도 같습니다."
어린이의 속도로 세계를 이해하도록 타인과 만나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동시·동화의 역할이겠지요. 동시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윤슬빛 작가에게 "첫 시작 같은 동화"가 있다면 단편동화 '우리 엄마'일 텐데요. '우리 엄마'는 친엄마의 옛 친구 손에서 자라나는 초등학생 자매가 등장하는 이야기예요. 혈연이 아닌 인연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조용히 되묻습니다.
작가가 오래전 써 두고 퇴고를 거듭한 '우리 엄마'를 최근 출간된 '2025 제4회 우리나라 좋은동화'에서 만났습니다. 2023년 겨울호부터 2024년 가을호까지 1년간 어린이청소년문학 잡지 8곳, 웹진 2곳에 발표된 작품 중 엄선한 창작 동화 10편이 실려 있는데요. 선정위원인 김재복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려 "절망과 고독을 견디면서 좋은 이야기를 찾아내 준 작가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건네는 이 이야기들이 선물이 되길 바라요.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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