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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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도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마지막에 있는 갈말(술어) 보기틀 'ㅈ'에 갈무리되어 있는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배움책에서는 '줄인그림'이라는 말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오늘날 배움책을 만드는 분들께서도 '줄인그림'처럼 직관적이고 쉬운 토박이말을 적극적으로 살려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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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도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마지막에 있는 갈말(술어) 보기틀 ‘ㅈ’에 갈무리되어 있는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첫째 줄에 ‘제곱’이 있습니다. 옆의 손톱묶음(소괄호) 안에 ‘자승(自乘)’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자승’과 뜻이 같은 토박이말이 ‘제곱’임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제곱’을 찾으면 ‘같은 수를 두 번 곱함. 또는 그렇게 하여 얻어진 수’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말로 ‘두제곱’, ‘자승’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자승’을 찾아보면 ‘제곱’과 똑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자승(自乘)’은 ‘스스로 자(自)’ 자에 ‘탈 승(乘)’ 자로 이루어진 한자말입니다. 한자 뜻을 그대로 풀면 ‘스스로 탄다’는 말이 되어 ‘같은 수를 두 번 곱함’이라는 수학적 뜻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이에 견주어 ‘제곱’은 ‘제’와 ‘곱’이 합쳐진 짜임입니다. 여기서 ‘제’는 ‘저(자신)’가 바뀐 것이고, ‘곱’은 ‘곱하다’에서 온 말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즉 ‘자기 자신을 곱한다’는 뜻이 낱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이런 풀이만 보아도 왜 어려운 ‘자승’이 아닌 쉬운 ‘제곱’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지, 그 까닭을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요즘 배움책에서도 ‘제곱’을 쓰지 ‘자승’을 쓰지 않습니다.
둘째 줄에 ‘줄인그림’이 있습니다. ‘줄인그림’ 옆 손톱묶음(소괄호) 안에 ‘축도(縮圖)’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축도’를 다듬은 말이 ‘줄인그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줄인그림’을 찾으면 ‘대상이나 그림을 일정한 비율로 줄여서 원형보다 작게 그림. 또는 그런 그림’이라고 풀이하고, 비슷한 말로 ‘축도’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축도(縮圖)’는 ‘줄일 축(縮)’ 자와 ‘그림 도(圖)’ 자로 된 한자말입니다. 이 말 또한 말집(사전)을 찾아보거나 한자를 알아야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줄인그림’은 ‘줄인’과 ‘그림’이라는 쉬운 우리말이 만나 누구라도 듣는 순간 그 뜻을 환히 알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축도’보다는 ‘줄인그림’이 훨씬 쉽고 아름다운 말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배움책에서는 ‘줄인그림’이라는 말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쉬운 토박이말이 있었음에도 다시 어려운 한자말에 자리를 내어준 것 같아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제곱’은 그 쉬움을 인정받아 살아남았지만, ‘줄인그림’은 잊혀가는 말이 되었습니다. 옛 배움책을 엮으신 분들이 아이들을 위해 공들여 다듬어 놓은 이 말들이 다시 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배움책을 만드는 분들께서도 ‘줄인그림’처럼 직관적이고 쉬운 토박이말을 적극적으로 살려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배움의 문턱에서 힘들어하지 않고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를 바랍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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