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왜 겨울에 필까?…파트너 때문이죠[책과 삶]

박경은 기자 2026. 1. 1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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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화목을 꿈꿉니다
김영하 지음
호밀밭 | 254쪽 | 1만9000원
통꽃으로 낙화한 동백꽃. 호밀밭 제공


제주와 남도의 들녘은 지금 동백이 절정이다. 화사한 동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로 휴대전화 화면을 바꾸며 이런 의문을 가져본다. 왜 동백은 따뜻한 계절을 마다한 채 눈과 찬 바람을 뚫고 추운 겨울에 피어나는 걸까.

복잡하고 어려운 학술적 설명 대신 조경학자인 저자는 조곤조곤 알려준다. “벌도 나비도 없는 겨울. 동백꽃은 곤충을 유혹하는 충매화가 아닌, 아주 작고 귀여운 동박새와의 전략적 제휴를 택합니다. 곤충이 사라진 세상에서 작은 동박새 한 마리를 유혹하기 위해 동백꽃은 진한 빨간색 꽃잎과 진노란 꽃술을 만들려고 진화했습니다. 동백꽃의 꿀을 열심히 빨아 먹은 동박새는 깃털과 부리에 꽃가루를 잔뜩 묻혀 동백꽃의 수분을 돕습니다. 이런 식물을 조매화라고 하지요.”

바쁜 도심에서 생활하든, 자연을 오가든 사계절 내내 우리는 곳곳에서 식물과 함께 살아간다. 대체로 무심하게 지나치고 마는 꽃과 나무, 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황홀하게 봄을 밝히는 벚나무, 마음을 축제처럼 들뜨게 만드는 단풍, 도심 차로변에 많이 심겨 차폐기능을 하는 광나무 등은 저마다 학술적 배경과 서사를 갖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주제들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 친구들 소개하듯 따뜻하고 친근한 어조로 들려준다. 한두 챕터 읽다보면 어느새 창밖의 나무가, 기억 속 꽃들이 달리 보일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인공지능(AI)과 생명공학 기술에 의한 인공진화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민감하고 심각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짚어낸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유해야 할 생각의 전환점도 제시한다. 제목처럼 식물과 인간이 화목하게 공존하는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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