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반도체' 관세..."한국 받는 영향 크지 않을 듯"
미 국내 사용분은 예외
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에 반도체 팹 추진
당장 받는 영향 적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포고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AI 반도체 관세가 미국 내 사용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영향은 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와 공급망 전략에는 일정 부분 지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사실상 '중국행 AI반도체' 수출관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IDC)와 국방, 통신·에너지 등 16개 핵심 인프라 전반에 쓰이는 고성능 AI용 반도체를 '전략 물자'로 규정하고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치는 모든 반도체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 연산 성능(TPP)과 D램 대역폭이 일정 구간에 들어가는 고성능 제품만을 겨냥한다. 사실상 엔비디아 H200, AMD MI325X 급 등 최신 AI 가속기·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군 일부만 '핀포인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또 포고문과 부록은 미국 내 IDC, 연구개발(R&D), 스타트업, 비(非)데이터센터 소비자·산업용, 공공 부문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별도 코드를 부여해 25% 추가 관세를 면제하도록 설계했다. 사실상 미국 내 사용분 대부분에는 관세를 내게하지 않고 중국에 수출되는 제품에 '수출 관세'를 매기겠다는 발상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미국 헌법 제1조 9항 5절은 '주(州)로부터 수출되는 물품에 조세 또는 관세를 부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위헌 시비를 피하기 위해 수출 제품에 관세를 물리기보다는 수출되는 물품에 사용되는 품목에 관세를 메기는 식의 '우회로'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향 제한적" 관측 속 파장 면밀 분석

우리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포고가 어떤 식의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큰 파장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에 전반적으로 관세를 매기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판매하는 AI 가속기에서 추가 이득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대부분은 AI나 IDC 용도"라며 "대부분 미국의 기술 발전 공급망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제조업 리쇼어링'에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어 영향권에서 일정 부분 벗어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반도체 팹을 운영 중이고 특히 테일러에는 차세대 2나노 수준 파운드리 클러스터를 구축해 올해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전후공정·첨단 패키징 팹 및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만큼 관세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섣부른 해석은 아직 이르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미국은 현재 대만과도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품목과 글로벌 공급망 등 변수가 많아 세부 내용은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은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 무역 협상을 조만간 타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내용에는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공장(팹)을 추가로 짓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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