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열풍’에 피스타치오 쇼크...녹색 금 만든 기후위기

곽은영 기자 2026. 1. 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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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두쫀쿠’ 줄서기와 기후 리스크 연결고리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만든 디저트 '두바이 쫀득 쿠키'. (사진 뉴스펭귄 독자)/뉴스펭귄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열풍 속에서 주재료인 피스타치오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SNS 바이럴로 피스타치오 크림·커널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후위기와 물 부족, 생산 변동성 등을 이유로 공급이 탄력적으로 따라오지 못하면서다. 

두쫀쿠는 가늘게 썬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만든 디저트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착안해 국내에서 만들어져 개당 5000원~1만 원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품귀현상이 극심하다.

두바이 초콜릿에 이어 피스타치오 수요 폭발

두쫀쿠는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만드는 카다이프와 풍미의 핵심인 피스타치오 크림이 시그니처다. 그래서 판매량이 늘수록 가장 먼저 병목이 생기는 것도 피스타치오다. 

두쫀쿠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은 이미 피스타치오 수요 증가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은 초콜릿 바 '두바이 초콜릿'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되면서 피스타치오 공급 부족 사태가 초래됐다.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피스타치오 수급을 압박했고 수요 급증이 미국 작황 부진 등 기존 공급 불안과 맞물려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피스타치오 커널 가격은 1년 사이 약 35% 상승했다. 

이렇듯 이미 전 세계적으로 두바이 초콜릿으로 수요가 폭발하며 '녹색 금'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피스타치오 가격 상승에 국내 두쫀쿠 유행이 부스터 역할을 하면서 현재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피스타치오 가격이 1kg당 4만 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두쫀쿠는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만드는 카다이프와 풍미의 핵심인 피스타치오 페이스트가 시그니처다. (사진 뉴스펭귄 독자)/뉴스펭귄

따뜻해진 겨울에 물 리스크까지

기존 수요 과잉에 바이럴 트렌드가 국제 원물 가격을 밀어 올리는 촉매가 된 것 같지만 그 배경에는 기후위기와 물 부족 문제 등이 얽혀 있다. 

피스타치오는 재배 조건이 까다로운데 물과 겨울 저온이 중요한 작물이다. 겨울 동안 일정 수준의 저온 축적(칠링)이 필요하다. 겨울이 따뜻해져 칠링이 부족해지면 꽃눈 발달, 발아, 결실이 불균일해져 수확량이 떨어질 수 있다. 

피스타치오의 주요 생산국은 미국, 이란, 터키 등으로 이들 국가의 생산량 변동은 곧 세계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주요 생산국이 기후 변동과 물 부족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핵심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의 경우 기후위기로 작물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물 의존도가 높은 과수와 견과류가 영향을 받기 쉬운 구조로 피스타치오가 여기 해당된다. 

미국 농무부(USDA) 경제연구서비스(ERS)는 2025년 과일·견과류 전망 보고서에서 2024년 남부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특히 심각했다고 언급하며 지역의 가뭄 등급을 인용해 물 스트레스가 현실적 리스크임을 보여줬다. 

캘리포니아 대학(UC ANR)은 저 칠링 겨울이 늘어날수록 일부 지역에서 특정 품종 작황이 장기적으로 부적합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후 리스크는 피스타치오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가뭄에 물 위기 등 생산지 환경 기반 흔들려

피스타치오는 미국뿐 아니라 이란·터키 등지에서도 대규모로 생산된다. 이란 역시 최근 몇 년간 가뭄과 물 관리 문제로 국가적 물 위기를 겪고 있고, 터키는 2024~2025년에 기록적 생산이 예상된 반면, 2025~2026년에는 여러 요인으로 생산이 크게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댐 저수율 저하, 장기 가뭄, 물·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장기 가뭄과 농업 중심의 물 사용 구조 등 정책적 요인이 맞물리며 위기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지난해 11월 7일 이란의 테헤란이 전례 없는 물 위기 상황에 직면했으며 댐 저수율은 지난 6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앞으로도 피스타치오 생산이 지속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자연적인 교대 생산 주기와 재배 면적 확대에 따라 미국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물 부족이 주요 산지 전반에 걸쳐 누적되고 있어 생산 불안은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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