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몰아주기’ 가능해졌다…법 구멍 방치한 국회 [박대기의 핫클립]
'박대기의 핫클립'입니다.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 '왕자의 난'이 벌어진 걸 기억하실 겁니다.
재벌이 아니더라도 상속 때문에 가족 간 의가 상하는 일이 많은데요.
[KBS 드라마 '기막힌 유산' : "뭐하는 거야, 지금! (지금 저희더러 집안 말아먹은 패륜아 취급 하잖아요? 주식 팔아서 반 갚았어요.) 주식은 누구 돈으로 산 거지? 아버님 돈 아냐?"]
옛날에는 집안 제사를 지낼 장남에게 유산을 몰아주고 나머지 자식은 차별 받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유류분 제도인데요.
다른 유언이 있더라도 배우자와 자식이면 법정 상속분의 최소 절반은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한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남매를 둔 아버지가 숨졌는데 "전 재산 7천만 원을 아들에게만 준다"고 유언했습니다.
유언이 없었다면 아들 1, 어머니 1.5, 딸 1, 이렇게 법정 상속 비율로 유산이 나눠지는데요.
아버지 뜻대로 아들이 몽땅 다 차지할 수 있을까요?
유류분 제도가 있어서, 어머니와 딸은 법정 상속분의 절반인 1500만 원,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새해부터 사라졌습니다.
[고 구하라 SNS : "여러분 건강하시죠? 하라도 잘 극복하고 잘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물여덟 짧은 생을 마감한 고 구하라 씨.
20년 전 집을 나간 뒤 얼굴도 못 본 친모가 갑자기 나타나, 유산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지탄을 받았는데요.
유류분 제도에 문제가 있단 지적이 잇따랐고, 헌법재판소는 숙의 끝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호영/변호사/KBS 뉴스/2024년 4월 : "패륜적 행위를 한 분에 대해서도 쉽게 말해 (고인이) 돌아가신 다음에 나타나서 '내 재산을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여론의 우려를 잘 반영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헌재는 유류분 제도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균등한 상속을 실현하기 위한 본래 취지를 인정한 겁니다.
그러나 패륜적 행위자를 상속인에서 빼도록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국회에 요구했는데 그 기한이 2025년,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결국 올해부터는 장남이든, 혹은 가족과 관계 없는 사람에게도 유산을 몰아주는 일이 가능해진 겁니다.
유류분 청구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만 봐도 1,600건을 넘길 정도로 흔한 소송인데요.
입법 공백의 틈을 노린 기습 상속이 가능해져 법조계도 혼란한 상황입니다.
헌재 판결에도 국회가 손 놓고 있는 입법 공백, 또 있죠.
바로 낙태 문젭니다.
[김재연/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KBS뉴스/2022년 7월 : "의료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법과 가이드라인의 부재입니다. 의사들은 법과 제도 안에서 오늘도 안전하게 진료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건 과도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게 7년 전인데, 아직도 법이 정비되지 않아 적절한 진료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의 구멍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국회의원들 더 열심히 일하셔야겠습니다.
'박대기의 핫클립'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일방적 공청회 맞았네”…사전회의 규정마저 사조위 맘대로?
- 쿠팡 매출, 하루 56억 씩 증발…‘탈팡’에 12월 역성장 [이런뉴스]
- 장동혁 “단식 시작…공천헌금·통일교 특검 수용 촉구” [지금뉴스]
- ‘한동훈 제명’ 후폭풍…일촉즉발 대치에 ‘정치적 해결’ 요구 분출
- ‘흡연 피해소송’ 2심도 패소…건보 이사장 “담배 회사는 뺑소니범” [지금뉴스]
- 이란 상공 텅 비어…트럼프 유보적 발언에도 ‘초긴장’ [지금뉴스]
- “이게 2천만 원 샤넬 품질이라고?”…소비자들 뿔난 이유 [잇슈#태그]
- ‘책갈피 달러’ 2라운드?…이번엔 인천공항 발렛비 ‘꼼수인상’ 논란
- “1억 원어치인데”…여성이 골드바 들고 지구대 온 이유는? [잇슈 키워드]
- ‘독자 AI’ 1차 선정…LG가 최고점, 업스테이지·SKT 통과 [현장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