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고온 발표 속 NASA, '기후위기' 지웠다

WMO는 14일(현지시간) 2025년을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더운 해"로 공식 발표했다. 8개 국제 온도 데이터셋을 종합한 결과, 2025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44도 높았다.
특히 최근 11년(2015~2025년)이 모두 관측 사상 가장 더운 11년이었으며, 최근 3년(2023~2025년) 역시 모든 데이터셋에서 가장 더운 3년으로 기록됐다. 해양 역시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으며, 전 지구 초과 열의 약 90%가 바다에 저장됐다. 해양온난화는 폭염과 집중호우, 강한 열대성 폭풍을 키우는 배경이다.
WMO는 라니냐로 인한 일시적 냉각 효과가 있었음에도 고온이 이어진 데 '대기 중 축적된 온실가스'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WMO 사무총장 셀레스트 사울로는 "기후 시스템에 축적된 열이 극단적 기상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기후 정보와 조기경보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지우고 '기록적 고온' 설명한 NASA
같은 기록적 고온을 두고, 국제기구와 미국정부기관의 표현이 달라 논란이 제기된다.
같은 날, NASA는 "2025년 지구 평균기온 1951~1980년 평균보다 1.19도 높았으며, 2023년보다 약간 더웠지만 오차 범위 내에서 두 해 모두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NASA 관측 기록상 산업화 이후 가장 더운 해는 2024년이다.
NASA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다른 국제기관도 2025년을 세 번째로 더운 해로 평가했다는 분석을 인용해, "서로 다른 방법론과 모델을 적용했음에도 지속적인 온난화 추세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만 그간 발표한 자료와 달리 '기후변화', '지구가열화', '온실가스' 등 기후위기와 함께 언급되는 표현들이 없다. 고온 배경이나 원인에 대한 설명 없이, 수치와 분석 방법, 다른 기관과의 결과 비교에만 초점을 맞췄다.

당시 연구소 소장인 개빈 슈미트는 "2023년과 2024년의 온난화는 다른 어떤 해보다 두드러진다"며 "기후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엘니뇨·라니냐, 화산 분출, 태양 활동, 대기 중 에어로졸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검토했지만,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를 제외하고는 이례적인 고온을 충분히 설명할 단일 요인을 찾지 못했다는 설명도 함께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국제사회 비판이 나오고 있다. AFP는 14일 보도에서 "NASA의 최근 발표가 전년도와 뚜렷하게 단절돼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가열화 현실을 부정해 온 트럼프 대통령 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취임시절부터 기후위기를 "사기"라고 주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66개 국제기구를 탈퇴하는 등 기후대응과 관련한 미국 참여를 축소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했다.
AFP는 당시 자료에 "NASA 수장과 수석 과학자의 발언, 그래픽과 영상 자료가 포함됐지만, 올해 발표에서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지고 여섯 개 문단 분량의 핵심 수치만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후학자 마이클 만 교수는 AFP에 "NASA가 자체 연구 결과 가운데 현 정부의 기후 부정 기조와 충돌하는 내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클리어스 연구원 지크 하우스파더 역시 "미국 연방 정부 소속 기후 과학자들이 인간의 영향을 언급하지 않도록 스스로 검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NASA는 표현 변화에 대한 AFP 질의에 "보도자료와 공개된 데이터가 기관의 공식 분석"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