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안주 않는 조선업계, ‘친환경·자율운항’ 경쟁력 확보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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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이 탄소중립과 자율운항을 축으로 한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선박 시대를 대비한 M&A(인수·합병)와 친환경 기술 확보가 진행되는 가운데, 자율운항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전 자율운항 단계인 4단계는 인건비 절감과 운항 효율 극대화를 통해 선박 운영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며 "지금의 기술 축적과 실증 경험이 향후 수주 경쟁력은 물론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자산인 만큼, 관련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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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결합 자율운항 기술도 차세대 성장축 부상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조선사들이 탄소중립과 자율운항을 축으로 한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선박 시대를 대비한 M&A(인수·합병)와 친환경 기술 확보가 진행되는 가운데, 자율운항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선제적 투자가 향후 조선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친환경 정책 속도 조절 국면에도 투자는 '현재진행형'
친환경 선박은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한 국제 사회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선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해왔다. 특히 국제연합(UN) 산하 해양 전문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를 목표로 제시하며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IMO가 추진한 해운 온실가스 감축 중기 규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발 속에 채택이 1년 연기됐다. IMO는 당초 5000톤 이상 선박을 대상으로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과 부과금을 도입하는 규제안을 논의했지만, 미국이 이를 '글로벌 탄소세'로 규정하며 찬성국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면서 회원국 간 이견이 확대됐다.
정책 추진 속도는 조절 국면에 들어갔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이를 일시적 변수로 보고 친환경 선박을 중장기 경쟁력으로 삼아 관련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일부 친환경 선박 기술은 이미 실증화 단계에 접어들며 상용화를 향한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말 노르웨이 선박 전기추진 시스템 기업인 SEAM Topco AS 지분 100%를 2908억2000만원(20억 크로네)에 인수했다. SEAM Topco AS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추진 선박에 적용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모터,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합 공급하는 기업으로, 한화엔진은 이번 인수를 통해 친환경 엔진과 전기추진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실증화 단계로 접어든 기술도 나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체 개발한 풍력 보조 추진장치(WAPS) '윙세일'을 HMM이 운용 중인 5만톤(t)급 탱커선에 탑재해 해상 실증을 진행 중이다. 윙세일은 돛처럼 바람의 힘을 활용해 선박의 추진력을 보조하는 장치로, 연비 개선과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검증해 향후 상용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탈탄소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연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풍력 보조 추진기술이 미래 조선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해상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친환경 선박 솔루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이 규제 대응 차원의 경쟁력이라면, 자율운항은 운항 효율과 안전성을 좌우할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인공지능(AI)과 센서, 통신 기술을 결합한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 기술을 선제적으로 축적해온 조선사 중 하나로 꼽힌다. 2022년 업계 최초로 국내 도서 연안을 잇는 자율운항 해상 실증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에버그린 해운 본사에 '삼성 원격 운용센터(SROC)'를 개소하며 원격 자율운항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아비커스를 중심으로 자율운항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대양횡단 자율운항에 성공한 아비커스는 지난 2024년 말 에이치라인해운 선박에 자율운항시스템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선급(KR)으로부터 '자율운항을 통한 연료 절감 평가 방법론'에 대한 기본인증(AiP)를 받으며 자율운항 솔루션의 연료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한화오션은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술을 실제 선박에 즉시 적용·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USA, 미국 자율운항선체 개발 기업인 해벅AI와 협업해 200피트급 자율운항선(ASV) 공동 개발에 나서며 방산과 상선을 아우르는 무인·자율운항 기술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전 자율운항 단계인 4단계는 인건비 절감과 운항 효율 극대화를 통해 선박 운영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며 "지금의 기술 축적과 실증 경험이 향후 수주 경쟁력은 물론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자산인 만큼, 관련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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