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부 비판 기자 FBI 압수수색… 트럼프의 언론탄압

윤수현 기자 2026. 1. 15. 16: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 미디어 동향] FBI, 워싱턴포스트 기자 자택 압수수색
미국 언론계 "트럼프 정부 비판한 취재원 신원 넘어갔을 수도" 비판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사진=flickr

미국 FBI가 워싱턴포스트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에선 언론인 압수수색을 수정헌법 1조 위반으로 보고 금기시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언론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해 온 기자가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취재원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FBI는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 한나 나타슨(Hannah Natanson)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초 FBI는 정부 시스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페레즈 루고네스가 국방부 기밀 자료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FBI가 페레즈 루고네스를 체포할 당시 그는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으며, 대화 과정에서 정부 기밀 자료도 전해졌다.

문제는 한나 나타슨 기자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다수 작성했다는 점이다. FBI는 한나 나타슨 기자의 노트북·스마트폰·스마트워치를 압수했는데, 여기에 취재원과 관련된 자료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4일 “수사기관이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언론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연방 규정'은 기자를 상대로 강압적 수사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며 “미국에는 언론인이 기밀 정보를 입수하거나 공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없다”고 했다. 맷 머레이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이번 압수수색은) 매우 우려스럽고 공격적인 조치”라고 지적하면서 “수정헌법 1조에 대한 심각한 의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보도에서 “한나 나타슨 기자는 지난해 12월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취재원 1169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 이번 자택 압수수색으로 인해 취재원 신원이 수사기관에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간첩법이 제정되면서 국가 기밀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됐지만, 이 법을 언론인에게 적용하는 건 수정헌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 밝혔다.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Reporters Committee for Freedom of the Press)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기자의 집, 전자기기, 소지품 압수수색은 사법기관이 할 수 있는 가장 문제적 조치 중 하나”라며 “압수수색은 단순히 수사를 넘어 취재원을 위험에 빠뜨리고 공익보도를 저해할 수 있기에 요건이 엄격하다. 정부가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어떤 주장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조치는 행정부의 언론 독립 침해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언론인보호위원회(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도 지난 14일 성명에서 “모든 미국인들은 이번 압수수색에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며 “행정부는 납세자 세금으로 운영되는 FBI를 이용해 기자를 압수수색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이며 국민 알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기자들이 취재 자료를 보호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 저널리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에 책임을 묻는 과정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