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내부고발’ 보도 WP 기자 집 압수수색…“언론 자유 심각한 위협”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내부 고발을 보도해 온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해 노골적인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미 연방수사국(FBI)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해나 내터슨의 집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2대, 스마트워치 1대를 압수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내터슨이 “국방부 계약업체로부터 기밀 정보와 불법 유출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장도 “워싱턴포스트의 한 직원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해당 직원은 정부 계약업체로부터 기밀 군사 정보를 입수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관련 정보를 유출한 사람이 발견돼 현재 감옥에 수감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 기자 압수수색과 베네수엘라 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수감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내터슨 기자가 보도한 기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것이었다. 6명의 기자가 이름을 올렸고 9일 발행된 이 기사는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한 정부 문서”를 기반으로, 바티칸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지난달 24일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을 교체하려 하는지 물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말한 체포된 수감자가 메릴랜드주에서 시스템관리자로 일하는 아우렐리오 페레즈-루고네스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페레즈-루고네스는 8일 체포 당시 내터슨 기자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미국에선 기자가 정부 유출 문서를 보도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클레이턴 와이머스 미국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시엔엔(CNN)에 “언론인들은 정부의 기밀을 공개할 법적 권리가 있으며, 법원은 수정헌법 제 1조에 따른 권리를 거듭 확인해 왔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크로 뉴욕타임스 법률 고문은 “이번 압수수색 집행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내터슨 기자는 연방 정부 전역에서 1169명의 내부 고발자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칼럼에서 밝힌 바 있어, 추가적인 취재원 신상 유출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포스트의 한 기자는 시엔엔에 “취재원과 장비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최선의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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