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한동훈 제명 파동 SWOT… 국민의힘 양 계파의 '제로섬' 전쟁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지난 14일 새벽 '당원게시판(당게) 사태'를 이유로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기로 의결하면서 당 내홍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5일 전문가와 인공지능(AI)에게 이 사태에 대한 양측의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한 전 대표의 '제명'은 단기적으로 당 분열을 극대화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양측 모두에게 리스크로 작용해 '제로섬'이 아니라, 서로 상처를 입는 구도가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동훈 전 대표 사과 나오나
논란은 지난해 말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지도부를 비방하는 글들이 쏟아지면서 불거졌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 가족 명의 6개 계정이 단 2개의 IP로 80% 글을 작성했다"며 제재를 권고했다. 윤리위는 새로 꾸려진 뒤 두 번째 회의를 통해 심야에 기습적으로 제명을 결정하면서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업무방해, 당 신뢰 추락"을 사유로 꼽았다. 결정문은 '가족 일탈 인정' 부분을 두고, 문구를 두 차례 바꾼 정황이 포착돼 절차상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나를 제명한 건 헌법 파괴"라며 장동혁 대표를 직격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윤핵관식 뺄셈 정치로 지방선거 패배를 자초한다"고 비판했으며, 배현진 의원도 "지도부가 바로잡아 주리라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장 대표의 한 측근은 "한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해야 할 문제"라며 맞불을 놓았다.
◆당 윤리위·친장계⋯'통제력' 강점, '공정성' 약점 노출
△강점(S)= 당헌·당규 기반의 형식적 정당성과 지도부 리더십이 꼽힌다. 장 대표 체제의 윤리위는 '대통령·지도부 공격 게시글의 조직성'을 입증하며 최고위의 확정을 노린다. 이는 온라인 여론 재편과 공천 독식을 위한 명분으로 작용한다.
△약점(W)= 심야 의결과 결정문 수정 논란으로 '기습 보복' 이미지가 굳어졌다. 영남권 중진들은 "지방선거 앞두고, 지지층 이탈을 부추긴다"며 우려를 표했다.
△기회(O)= 제명 확정 시 친한계 배제 공천으로 6·3 지방선거 라인업을 친윤·친장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 지지율이 여론조사상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밀리는 상황에서 중앙당 통제력이 강화될 여지도 있다.
△위협(T)= 한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법적 공방으로 '정치보복 정당' 프레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제재에 공감'(43%)이 우세하나, 중도층 이탈로 서울·경기권 패배 위험이 커진다.
◆한동훈·친한계⋯ '피해자 서사' 강점, '도덕성' 약점 직면
△강점(S)= 한 전 대표으로서는 제명을 '양심투쟁 탄압'으로 재구성한 서사가 가능하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메시지는 반윤·중도층 포괄에 유리하며, SNS 반발로 청년·비윤 당원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약점(W)= 가족 게시글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드루킹식 여론조작'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관리책임 회피 논란과 도덕성에 상처로 남는다.
△기회(O)= 탈당·신당 창당으로 보수 재편 중심축으로 부상한다. 지방선거에서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다면 보수진영으로 돌아와 차기 지도자로서 공고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위협(T)= 최고위에서 제명이 확정되면 조직 기반 붕괴와 '매머드 신당'이 실패할 위험이 있다. 오세훈 시장 등 상임고문단도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경고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 우려
6·3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제명 사태는 국민의힘에 치명타다. 여론조사상 오세훈 시장의 지지율(22.8%)이 정원오 성동구청장(29.1%)에 뒤진 가운데, 내홍은 중도층 표심을 민주당으로 몰아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친윤 직할체제의 강점이 약점으로 전환, 총선처럼 심판론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진영의 후폭풍도 거세다. 강성 보수층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찬성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과한 제명으로 분당 위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초·재선 그룹은 장 대표에게 "제명 재고와 의총 소집"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 전쟁은 승자가 없는 싸움이다. 윤리위 측은 통제력을, 한 전 대표 측은 서사를 앞세울 수 있다. 하지만 당 전체의 계파 갈등이라는 약점이 부각되며 지방선거 승패에 치명타를 날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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