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케데헌 더피와 서씨 보러가요”…물 만난 전통민화, 노젓는다
호작도·십장생도 등 27점 전시
동시대 작가 6인 재해석 작품도

때맞춰 갤러리현대는 새해 첫 전시로 조선의 민화와 궁중회화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와 ‘화이도’ 두 기획전을 동시에 선보이며 민화의 시작과 끝을 심도 있게 다룬다. 한국 전통 회화를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동시대적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현대 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변주되고 확장되는지 살펴본다는 점에서 케데헌 열풍과 맥을 같이한다.
갤러리현대 본관 1층에 들어서면 친근한 호랑이 여섯 마리가 까치와 함께 관람객을 맞이한다. 호랑이는 전통 회화에서 액운을 막아주는 산신이며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길조의 상징이다. 19세기 민화에서 유행했던 도상은 호랑이가 없는 틈을 타 여우와 이리가 위세를 부리는 이른바 ‘호가호위’하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호랑이가 산에서 내려오는 ‘출산호(出山虎)’다. 구한말 호랑이는 탐관오리를 상징하기도 했다.

본관 1, 2층에는 호작도를 포함한 민화와 궁중화 총 27점이 전시돼 있다. 작자 미상의 민화가 민중의 삶과 해학을 담백한 시각 언어로 풀어냈다면,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궁중화는 왕실의 권위와 장엄함을 압도적인 화면 구성과 정제된 미감으로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19세기 궁중회화 ‘호피도’는 현대의 단색화처럼 세련미를 자아낸다. 표범의 반복적인 점무늬와 털 하나하나 살아 있는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압도적이다.
여의주를 두고 노니는 두 마리 용을 그린 대형 병품 ‘쌍룡희주도’, 사슴과 학, 소나무 등 열 가지 장수 상징을 담은 ‘십장생도’, 장식화이자 길상의 의미를 듬뿍 담고 있는 ‘매화책거리’ 등도 눈길을 끈다.

갤러리현대 신관과 두가헌갤러리에서 열리는 ‘화이도’ 전시는 동시대 작가 6인(김남경, 김지평, 박방영, 안성민, 이두원, 정재은)이 민화 특유의 생명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7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5’ 후원 작가인 김지평은 무속적 세계관을 한층 확장한다. 과거 그림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장황’(비단이나 종이로 표구하는 일)’을 작품의 전면으로 내세운다.

갤러리현대의 민화 기획전은 4년 만이다. 2016년 예술의전당과 공동 기획으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개최했던 ‘조선 궁중화·민화 걸작: 문자도·책거리’를 시작으로 2018년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 2021년 ‘문자도, 현대를 만나다’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태동과 성장을 함께해온 갤러리현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동시에 한국 미술 특유의 고유한 DNA를 동시대적 시선으로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다. 전시는 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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