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6%' 청년들이 운다 "취업 준비 올인해도, 일자리 없어"

신은별 2026. 1. 1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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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힘들어" 청년에 거센 취업난
지난해 실업률 6.1%... 3년 만에 최고치
일자리 감소 더해 경력직 선호 현상까지
'원하는 일자리 얻기 어려워' 미스매치도
취업준비생 김모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에서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지난해 하반기 건설 관련 기업 8곳에 지원했는데, 7곳은 서류조차 합격하지 못했어요."

2024년 8월 도시공학 석사학위 취득 후 1년 반가량 취업을 준비 중인 이금비(27)씨에게 취업은 '달성 불가한 영역'처럼 보였다. 건설 분야 전문 자격증과 연구 용역에 인턴십과 어학 점수 등 스펙을 아무리 더해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 기간에 비례해 커진 불안감에 이씨의 삶도 잠식됐다.

청년에게 닥친 고용 한파가 거세다.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6.1%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을 받았던 2022년 6.4%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고용률도 마찬가지다. 청년 고용률은 45.0%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하락했다. 월별 동향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12월 15~64세 고용률은 69.6%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며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청년 고용률은 44.3%로 0.4%포인트 하락했다. 20개월 연속 감소다.

국가데이터처가 14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 지난해 12월 전 연령대 중 청년(15~29세) 고용률만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국가데이터처 제공

건설·제조 취업↓… 일자리가 없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취업 준비 청년들은 이구동성으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일부 산업의 경기 부진이 청년 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구직 의사는 꺾이지 않았는데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실업률이 올랐다는 것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 건설업에서 12만5,000명, 제조업에서 7만3,000명,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에서 4,000명이 각각 줄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건설업 감소폭은 2013년 산업 분류 개정 이래 최대치이고, 제조업은 2019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도입 및 자동화 등도 청년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한국일보가 공공 고용서비스 포털인 '고용24'에 올라온 3년치 구인공고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채용 규모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3년(1~10월 기준) 고용24에 올라온 구인 건수는 167만 건이었는데, 지난해엔 92만 건으로 줄었다. 2년 새 35% 줄어든 것이다. 채용 계획 인원 감소폭은 더 컸다. 2023년 구인 공고에 명시된 채용 인원은 246만 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54만 명에 불과해 37% 감소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경력직 선호까지

여기에 경력직 채용 선호 등 청년들에게 반갑지 않은 흐름까지 겹쳤다. 고용24 분석 결과, 직원 수 300~499명 규모의 중견기업의 경우 순수 경력직 채용 비중은 2023년 20.6%에서 지난해 25.2%로 4.6%포인트 증가했다. 직원 수 500명 이상 기업에서는 신입 채용 비중이 6.0%에서 5.1%로 줄었다. 취업 준비 청년 김민희(24·가명)씨는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에 가도 '중고 신입(유관 경력이 있으나 신입 채용 전형으로 지원하는 사람)'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및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청년들은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는데, 이는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5월 발표된 국가데이터처의 '청년층 부가조사'에서 최종 학교 졸업 이후 절반 정도(46.6%)는 1년 이상 미취업 상태였다. 3년이 지났는데도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도 18.9%에 달했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미스매치(구인·구직 간 수급 부조화) 등 구조적 요인이 이어지면서 청년 고용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엄혹한 현실... 구직 의욕 꺾인 청년들

취업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현실은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꺾었다. 이에 '일할 능력이 있으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이른바 '쉬었음 인구'는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5~29세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2만8,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송준행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 과장은 "청년들이 쉬게 된 원인 중에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던 만큼 이를 고려해 범정부적으로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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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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