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후보 날치기 교체’ 떠올리게 한 한밤 한동훈 기습 제명

제명 발표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지 3시간여 뒤인 이날 새벽 1시 15분에 나왔다. 윤리위 회의는 13일 예고도 없이 오후 5시경 시작됐고 회의 개최 사실도 공지하지 않았다. 물론 1년 넘게 논란에 침묵하다가 최근에야 가족이 글을 올렸다고 인정한 한 전 대표에게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윤리위가 당사자의 소명 절차마저 생략한 채 이렇게 기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윤리위는 민심 이탈 등을 제명 이유로 제시했지만 정작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조차 제명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국힘의힘이 지난해 경선으로 선출된 대선 후보를 새벽에 교체하려던 날치기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친윤 지도부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 뒤 새벽 2시 반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만 후보 등록을 할 수 있게 했다. 친윤 세력이 자신들이 지원하는 인물을 후보로 만들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당 후보를 몰아내려 한 전대미문의 졸렬한 공작극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바닥이었던 당의 신뢰도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현 윤리위원장은 김건희 여사를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인사다. 친한계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 전 대표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했고, 계엄에 사과했던 초재선 의원 23명은 ‘절차와 방식이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의 상식에 반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에 대해선 국정의 책임을 공유했던 정당으로서 책임 있는 입장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당사자를 배제한 채 아무도 모르게 제명을 결정한 뒤 결과마저 새벽에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렸다. 정당 민주주의를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었던 ‘후보 교체 날치기’의 재판(再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쇄신은커녕 퇴행만 거듭하는 국민의힘은 그 밑바닥이 어디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쿠팡 보상쿠폰 알고보니 석달짜리…치킨·커피 상품권도 못산다
- [단독]특검, 보안 유지하려 ‘사형-무기징역’ 논고문 2개 써놨다
- ‘이재명 피습 사건’ 테러 지정될 듯…피해지원-진상조사 길 열려
- 서울 버스파업 이틀째 노사 팽팽…“필수인력 유지 법제화” 목소리
- 한동훈, 재심 대신 ‘징계 효력정지’ 법적 대응…“절차 위법 심각”
- 차 창문 내리자 또 다가와 손잡아…다카이치 ‘극진한 환송’
- 조정석·거미 부부 6년만에 둘째딸 출산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
- 반도체 강세장에 4조 폭풍 매수…‘반포개미’ 신조어 등장
-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주식거래 시간 6월말부터 늘어난다
- 경찰, 김병기 부부 출국금지…공천헌금 의혹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