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고목(枯木)에도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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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단 모퉁이에 20여 년 전쯤 소철 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지난해에는 100년에 한 번 핀다고 하는 꽃이 핀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은 마음에 그 주변에 있던 동백나무 한 그루를 희생하다시피 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 자신이 타성(惰性)에 젖은 교육활동을 한 것 같아 후회스럽고, 동백나무로부터 배운 교훈을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담할 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기운이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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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도 잠재된 소질·능력

작은 화단 모퉁이에 20여 년 전쯤 소철 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지난해에는 100년에 한 번 핀다고 하는 꽃이 핀 적이 있었다. 아름답기보다는 그 고귀함에 내 마음을 다 빼앗겼을 정도였다. 문득, 수목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구석진 환경 때문에 바르게 자라지도 못하고 기울어진 모습이 안쓰러워, 봄이 되면 좋은 환경으로 옮겨 심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지난해 3월 근심 반 기대 반으로 결국 이식(移植)을 했다.
이번에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은 마음에 그 주변에 있던 동백나무 한 그루를 희생하다시피 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다. 비전문가의 이식이라 염려를 많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소철은 예쁘게 잘 살아나 매우 흡족하게 바라보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 희생된 동백나무가 연일 힘없이 연명하더니 결국에는 완전히 말라 죽게 되었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뿌리는 남긴 채 윗부분만 잘라 버렸다.
그렇게 8개월쯤 지난 2025년 11월 초순 어느 날 아침이었다. 말라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동백나무에서 애리애리한 새순이 움트고 있지 않은가!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현실이 된 것인가. 어쩌면 내년쯤에는 잎새와 붉게 물든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이 대목에서 38년 교직에 몸담아 왔던 나는 스쳐 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난날의 아쉬움도 떠올랐지만,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활용해야 할 큰 교훈을 동백나무로부터 배운 느낌이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 쉽게 포기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충분한 역량을 찾아보지도 않고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한쪽만을 바라보지는 않았는지? 숱한 후회가 다시 몰려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 자신이 타성(惰性)에 젖은 교육활동을 한 것 같아 후회스럽고, 동백나무로부터 배운 교훈을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담할 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기운이 솟아났다.
교직에 머물면서 가졌던 가치관 중 한 가지를 들라고 하면 나는 "교육이란 인간의 행동양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들먹인 적이 있다. 지금도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에서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동백나무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열정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인간은 모두 타고난 저마다 소질과 잠재된 무한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믿는다. 다만, 그것의 발견이 빠르고 늦고 하는 개인차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조금 늦은 것도 모르고 무능하다고 단정 짓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교사와 부모 형제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해서 늘 적극적인 행동으로 용기를 북돋워 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 "내년쯤에는 무성한 잎새와 붉게 물든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이 우리 아이들의 장래도 밝을 것이고, 곧 나라의 행복한 미래가 될 것으로 믿고 싶다. 나에게 정말 고귀한 가르침을 준 동백에게 다음과 같이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모진 고통 속에서도 새순을 내밀어 준 동백아, 미안하고 고맙다. 다시는 네게 아픔을 주지 않고 소철처럼 예쁘게 키울게. 나는 그 어린 잎새가 떨어질세라 염려하면서도 몇 번이고 동백의 새순을 마음속 깊이 어루만졌다.
/송창욱 경남산업직업전문학교 대안교육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