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흉기’로 돌변…도심 간판·현수막, 시민 안전 위협

정수진 기자 2026. 1.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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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음시장 등 상가 밀집지역
노후 간판 방치 추락 위험 노출
5㎡ 이하 소형, 관리 대상 제외
무분별 설치 현수막도 사고 위험
선제적 관리 시스템 구축 목소리
14일 울산 남구의 한 빈 상가 외벽에 노후된 돌출 간판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 관리 사각 소형간판·우후죽순 현수막

최근 강풍과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도심 곳곳의 간판과 현수막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하고 있다. 특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소형 간판과 우후죽순 설치된 현수막으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어,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4일 울산 도심 상가 밀집 지역을 살펴보니 건물 외벽 밖으로 길게 돌출된 간판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일부 간판은 좌우로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폐업이나 이전 등으로 주인없이 장기간 방치된 간판도 적지 않았다. 문을 닫은 야음시장 유료주차장과 야음시장 인근 상가 외벽에는 낡고 색이 바랜 간판들이 수년째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철제 프레임은 녹이 슬어 있었고, 고정 볼트가 빠진 채 매달려 있는 간판도 눈에 띄었다.

인근 상인은 "간판들이 오래돼 바람만 불면 삐걱거리는 소리가 도로 전체에 들린다"라며 "위험하기도 하고 보기도 좋지 않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강풍으로 뒤집힌 현수막이 보행자들의 통행을 위협하고 있다. 독자 제공

간판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현수막도 강풍에 쉽게 뜯기거나 날려 또 다른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도 강풍에 따른 간판 안전조치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최근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서는 초속 9m 안팎의 강풍이 불던 중 상가 건물에 설치된 무허가 간판이 추락해 길을 지나던 2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강풍과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노후 간판과 불법 광고물에 대한 선제적 정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속 위주의 사후 대응을 넘어 설치 단계부터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방치된 간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행정처분 등 사후 대응 한계

울산 각 구·군은 옥외광고협회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정기 안전점검과 풍수해 대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 항목은 옥외광고물법 안전기준에 따른 간판 부식 정도, 접합 상태, 강풍 시 탈착 위험 여부, 전기 배선 상태 등이다. 설치 후 10년 이상 경과한 돌출형 간판과 지주간판, 옥상간판에 대해서는 소유자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자체 점검 안내문도 발송하고 있다.

다만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면적 5㎡ 이상 광고물은 신고 대상이다.

이에 면적 5㎡ 이하의 소형 간판은 관리·단속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제도권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옥외광고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울산지역 불법 광고물 정비(철거·제거) 건수는 2018년 5,649만여 건에서 2020년 6,245만여 건으로 증가했다가 2022년 2,255만여 건으로 줄었으나, 2023년 다시 3,919만여 건으로 늘었다.

행정처분 건수는 연도별로 △2018년 1,459건 △2019년 582건 △2020년 7,995건 △2021년 14,431건 △2022년 1,894건 △2023년 1,563건으로 집계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기 점검과 함께 간판 설치 허가 연장 시에도 수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민원이 접수되면 관계 사업장에 계고장을 발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