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유혈진압에 ‘강제 자백’까지…인권침해 심화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총격에 의한 유혈 진압을 넘어 국영방송을 통한 '강제 자백' 방송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위대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체포된 시민들을 동원한 여론전과 인권 침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이란 국영방송에서 최소 97명의 시위대가 공개 자백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짧은 기간 대규모 자백 영상이 전파를 탄 것은 전례가 드문 일로, 인권단체들은 이를 당국의 조직적인 공포 조성 전략으로 보고 있다. 과거 10년간 국영방송 자백 영상이 약 350건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자백 영상 속 시위대는 대부분 수갑을 찬 채 등장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말한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고, 군경 공격 장면이나 방화·기물 파손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이 삽입됐다. 이란 정부는 자백 내용에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언급된다며 외세 개입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이란 인권 특별보고서에서도 과거 구금자 10명 중 7명이 강요된 자백이 재판에 사용됐다고 답한 바 있다.
현장 상황은 더욱 참혹하다. 의료진과 목격자들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눈과 머리를 집중 조준해 사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병원에는 안구 손상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의료 물자와 병상이 부족해 길거리 치료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당국은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해 외부로 전해지는 정보를 제한하고 있다. 외신과 인권단체들은 현재 알려진 피해 규모가 실제 상황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RANA는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2571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에 과도한 무력 사용과 강제 자백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시위 배후에 외세가 있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혈 진압과 인권 침해가 이어지면서 이란 정권에 대한 외교·경제적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