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나라 밖의 유권자들

김광수 2026. 1. 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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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줄을 서고 있다. 베이징=이혜미 특파원

재외국민 투표의 시작은 1967년 대선이다. 60년대 베트남전 파병 군인과 서독 파견 근로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했다. 유신체제 들어 간선제로 바뀌는 바람에 중단됐다. 87년 대선에서 직선제가 부활했지만 이들의 참정권은 뒷전으로 밀렸다. 70년대 중동 특수, 80년대 유학과 이민 열풍, 90년대 외환위기를 거치며 돈 벌고 공부하러 삶의 터전을 외국으로 옮긴 한국인이 수백만 명으로 급증했다.

□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투표권이 없나.” 해외에서도 투표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2007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09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2012년 총선에서 158개 재외공관에 투표함이 놓였다. 1972년 폐지 이후 40년 만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다시 전 세계로 확장됐다. 다만 국외투표는 대선과 총선에만 적용된다. 지방선거, 국민투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대상이 아니다.

□ 지난해 대선 재외국민 투표율이 7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숫자에 함정이 있다. 유권자로 등록한 25만8,254명 가운데 투표한 20만5,268명으로 계산한 수치다. 200만 명이 넘는 18세 이상 해외 거주 선거권자에 비춰 볼 때 실제 투표율은 10%도 안 된다. 등록은 이메일이나 우편도 무방하지만 투표하려면 멀리 떨어진 공관에 직접 가야 한다. 그래서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우편투표를 도입해야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8개국이 도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 우편투표를 넘어 전자투표도 가능할지 모른다. 이 대통령은 “(전자투표의) 안정성 문제가 대부분 해결된 것 같다”며 “비행기 타고 가서 1박 2일로 투표했다는데,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기회를 정부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건 정말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리투표를 비롯한 제도의 허점이 여전하지만 사회적 합의와 법 개정 과정에서 꼼꼼히 살핀다면 못할 것도 없다. 국민주권을 내건 이재명 정부가 나라 밖 유권자들의 오랜 설움을 풀어줄 수 있을까.

김광수 논설위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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