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택한 SK...한화 '18승' 지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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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일, SK 와이번스는 2006년도 신인 1차 지명으로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다.
SK는 류현진이 1라운드 순번까지 내려온다면 지명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두고 있었다.
실제로 SK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차 지명으로 동산고 투수 송은범을,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인천고 투수 정정호를 선택하며 '인천'이라는 키워드를 꾸준히 의식해왔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SK가 류현진을 지명했고 그가 한화에서처럼 SK에서도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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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왜 류현진을 선택하지 않았을까<하>
2005년 6월 2일, SK 와이번스는 2006년도 신인 1차 지명으로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다. 1차 지명 선수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하는 마감일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외부의 시선은 “그래도 포수보다는 투수 아니겠느냐”는 쪽에 더 쏠려 있었다. 그러나 SK의 선택은 달랐다. SK는 여러 변수를 종합한 끝에 ‘류현진 패스’라는 결단을 내렸다.
가장 먼저 고려된 것은 류현진의 부상 이력이었다. 고교 1학년 때 토미존 수술을 받은 전력은 걸림돌이었다. 여기에 이듬해인 2007년 신인 1차지명에서 당시 안산공고 2학년이던 또 다른 특급 왼손 투수 김광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계산도 더해졌다. 한 해를 건너뛰더라도 또 한 명의 왼손 에이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류현진 대신 인천고 우승 배터리 이재원-김성훈 선택한 SK
팀 내 포수 사정 역시 중요한 변수였다. ‘포스트 박경완’으로 기대를 모았던 5년 차 포수 정상호의 성장은 예상보다 더뎠고, 주전 포수 박경완은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확실한 차세대 안방마님에 대한 갈증은 갈수록 커졌다. 마침 당시 SK 감독이 ‘최고의 포수 조련사’로 불리던 조범현 감독이었다는 점도 선택에 힘을 실었다. 스카우트팀이 인천고 포수 이재원의 영상을 보여줬을 때, 조 감독은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공·수 전반에서 기본기가 탄탄했고, 프로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였다.

SK는 동시에 2차 지명 시나리오도 함께 그려두고 있었다. 한국 야구 도입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최우수고교야구대회에서 인천고를 정상으로 이끈 배터리, 투수 김성훈과 포수 이재원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그림이었다. 내부적으로는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김성훈을 지명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이 내려져 있었다.
물론 변수는 많았다. 2차 지명에서 SK 앞에는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가 차례로 지명권을 행사해야 했다. 류현진과 김성훈 외에도 광주일고 투수 나승현, 청주기계공고 투수 손영민, 군산상고 투수 차우찬 등 이름값 높은 투수들이 즐비했다. 최악의 경우 류현진과 김성훈을 모두 놓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투수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8월 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신인 2차 지명이 열렸다. SK는 류현진이 1라운드 순번까지 내려온다면 지명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두고 있었다. 전년도 최하위팀이었던 롯데가 전체 1순위로 광주일고 투수 나승현을 지명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피어올랐다.
2차 지명에서 '혹시나' 기대했던 SK...한화가 류현진 찍으며 '상황 끝'
롯데 역시 SK와 비슷한 이유로 류현진을 걸렀다. 당시 나승현은 즉시전력감 투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번의 한화가 류현진을 지명하며 상황은 정리됐다. SK 입장에서는 ‘혹시나’가 결국 ‘역시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을 놓친 SK는 인천고 투수 김성훈이 차례까지 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바로 앞 순번인 LG를 지나가야 했다. 그런데 LG가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경동고 투수 신창호를 1라운드에 지명했다. 그 다음 순번이었던 SK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김성훈의 이름을 불렀다. 이재원과 류현진을 동시에 품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지만, 인천고 배터리 김성훈-이재원을 함께 확보했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장래성만 놓고 보면 손영민이나 차우찬을 더 높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SK의 선택은 결국 ‘인천’이었다.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SK에게 ‘인천 출신 선수’는 늘 숙제와 같은 존재였다. 연고지인 인천 출신 선수의 비중이 낮았던 상황에서, 인천 야구의 상징과도 같은 인천고 배터리를 동시에 영입한 것은 전력 보강을 넘어 지역 밀착 마케팅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당시에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천 연고 선수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으면 지역 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SK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차 지명으로 동산고 투수 송은범을,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인천고 투수 정정호를 선택하며 ‘인천’이라는 키워드를 꾸준히 의식해왔다.
류현진을 놓친 SK 와이번스 '운명이 바뀌다'
그러나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SK 구단의 운명을 바꿨다. 2006년, 류현진은 한화에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정규시즌에서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한화는 그 기세를 타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반면 이재원은 신인 첫해 15안타,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고졸 포수가 1군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류현진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이었던 탓에, 이재원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같은 해 SK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조범현 감독은 시즌 종료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 자리를 조 감독의 고교(충암고) 시절 스승이자 OB 베어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감독으로 모셨던 김성근 감독이 차지했다. 그렇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른바 ‘김성근 감독의 SK 왕조’가 열렸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SK가 류현진을 지명했고 그가 한화에서처럼 SK에서도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SK는 가을야구에 진출했을 가능성이 높고, 조범현 감독 역시 재계약에 성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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