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완성한 기록…조선 후기 장례 절차·문화는 어땠을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땅을 치고 하늘에 외치며, 오장이 찢겨 무너지고, 부여잡고 부르짖고 주먹 치고 발 구르나, 이제 어찌할 길이 없다."
끝없는 슬픔의 기록이라는 뜻의 책은 한 집안의 상장례를 기록한 역사다.
장례와 제례에 든 비용과 물품 내용, 인력 동원과 역할 분담 등도 기록돼 있다.
1793년 6월부터 1795년 9월까지 기록한 이 일기는 원래 상장례 절차와 조문객·부의록을 각각 기록했으나 이후 베껴 쓰는 과정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망극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yonhap/20260114112136316kbzi.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땅을 치고 하늘에 외치며, 오장이 찢겨 무너지고, 부여잡고 부르짖고 주먹 치고 발 구르나, 이제 어찌할 길이 없다."
1794년 4월 28일을 앞둔 안기명(1775∼1841)의 마음은 무거웠다.
어머니 죽산 박씨의 연상(練祥·사람이 죽은 지 1년 만에 지내는 제사)이 다가오던 때였다. 그는 자신을 '죄역이 깊고도 무거운 불효자'라고 칭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안기명은 모친의 삼년상을 치르며 겪은 장례 절차, 조문하거나 편지로 위문한 이들의 명단 등을 모두 모아 '망극록'(罔極錄)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끝없는 슬픔의 기록이라는 뜻의 책은 한 집안의 상장례를 기록한 역사다.
!['망극록' 표지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yonhap/20260114112136541fudw.jpg)
국립민속박물관은 '망극록'을 포함해 상장례·제례와 관련된 일기 자료 8건을 정리한 연구 총서 '상장례·제례 일기'를 펴냈다고 14일 밝혔다.
충남대 충청문화연구소가 조선 후기인 18∼19세기에 작성된 일기 자료를 탈초(脫草·흘림체인 초서를 정자체로 옮김)해 번역했다.
각 일기는 초혼(招魂·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일)에서 탈상에 이르는 상장례 절차와 제향 운영, 묘지 개장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장례와 제례에 든 비용과 물품 내용, 인력 동원과 역할 분담 등도 기록돼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상장례가 개인이나 한 가정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종중, 지역 공동체가 함께 감당한 사회적 과정이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초종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yonhap/20260114112136721klyp.jpg)
'망극록'은 18세기 후반 무관 가문의 상장례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1793년 6월부터 1795년 9월까지 기록한 이 일기는 원래 상장례 절차와 조문객·부의록을 각각 기록했으나 이후 베껴 쓰는 과정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저자인 안기명은 예법을 따르려다 겪은 실수 등도 솔직하게 적었다.
예컨대 시신을 묶는 데 사용되는 끈이나 천인 횡효(橫絞)와 관련해 "한 구절만을 믿고 따라 하면서 고금의 베폭 너비가 다름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또 집안 형편으로 원삼(圓衫), 당의(唐衣), 대대(大帶) 등을 쓰지 못해 "하늘땅이 망극"하다고 했고 일부 품목은 다른 것으로 대체해 사용했다고 기록했다.
!['초종록' 표지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yonhap/20260114112137089dgkz.jpg)
파평윤씨 윤흥규(1797∼1840)의 장례를 치르며 기록한 '초종록'(初終錄), '석현장시일기'(石峴葬時日記) 등도 당대 상장례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기록이다.
특히 이 자료에는 19세기 중반 서울에서 숨을 거둔 인물을 고향으로 운구해 장례를 치르는 과정과 경비·물품·인력 동원 상황 등이 담겨 있어 의미가 있다.
장상훈 관장은 발간사에서 "자료집에 실린 8건의 상장례·제례 일기는 조선 후기 전통 생활문화, 나아가 상장례 연구의 기초가 되는 귀중한 문헌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료는 박물관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상장례·제례 일기'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yonhap/20260114112137285akxg.jpg)
ye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프로야구 '4할 타율' 전설 백인천 전 감독, 뇌경색 악화로 별세(종합) | 연합뉴스
- 김민희, 득남 후 첫 공식석상…홍상수와 로카르노영화제 참석 | 연합뉴스
- 고교 여자 화장실에 휴대전화 설치 불법 촬영한 남학생 송치 | 연합뉴스
- 이란 '암살 피하려 전용기 환승' 트럼프 조롱밈 확산 | 연합뉴스
- [소셜+] '친일 논란' 안상호와 딴 길…'민족 의사' 김익남 재조명 | 연합뉴스
- 홍명보, 경찰에 "감독 선임 과정 정몽규와 소통 없었다"…개입 부인 | 연합뉴스
- 입주민 단체대화방서 '개XX'…대법 "단순 욕설, 모욕죄 아냐" | 연합뉴스
- 여고생·모친, 등굣길에 의식잃고 쓰러진 경찰관 구해 | 연합뉴스
- '음주운전 5회' 배우 손승원, 항소심서 징역 2년…1심보다 중형 | 연합뉴스
- 이란 앞바다 美링컨함, 9개월간 무슨 일이…"투신시도 여러번"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