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0만 흡연 인구 사로잡은 맞춤 제품...10년 새 판매량 160배로
토종 향신료 활용 등 고급담배 인기
2011년 진출 뒤 年96억 개비 판매
제1공장, 국제 안전보건 표준 인증

인도네시아에서는 길거리나 식당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 흡연장도 야외 곳곳에 있다. 성인 남성 열 명 중 여섯 명은 흡연자라는 이곳에서 한국 담배회사 KT&G가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해에 100억 개비 가까이 판매할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5년 발표한 전 세계 담배 사용률 추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31.1%(남성 59.7%, 여성 2.7%)로 추산된다. 세계 4위인 인구 2억 8,000만 명을 감안하면 흡연자만 8,700만 명 넘는 셈. 현지 업체 '구당 가람'은 2023년 119조 루피아(약 10조 원) 매출을 올릴 만큼 시장도 크다.
KT&G는 2011년 현지 담배회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에 발을 들였다. 2013년 6,000만 개비를 팔았지만 2024년 95억 8,000만 개비로 160배가량 불어났다. 시장 점유율 4위다.

비결은 현지화였다. KT&G는 현지 맞춤형 제품을 위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차렸다. 이 곳 흡연자들이 토종 향신료 '정향'이 들어간 담배를 좋아한다는 점에 집중해 기존 '에쎄(ESSE)'에 현지 전통 담배 크레텍을 적용한 '에쎄 베리 팝(Berry POP)'을 2017년 내놓았다. 그 결과 1년 만에 2억 5,000만 개비 이상 팔았다. 심지어 한값에 현지 담배(1,000~2,000원)보다 두 배 비싼데도 고급 담배로 인식돼 잘 나간다. 2018년에는 전통 차 '떼마니스'에서 영감을 받아 현지 브랜드 '주아라(Juara)'도 내놨다. 이 제품은 2023년 12억 6,000만 개비가 팔릴 만큼 인기가 높다.

현지에 맞는 영업 조직과 제조 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것도 성공 비결 중 하나였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점포는 폐점·개점 등 유동성이 높다"며 "권역·유통 채널 별 담당 체제를 마련하는 등 체계화해 잘 대응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2024년 4월 짓기 시작한 2, 3공장이 2026년 가동하면 한국의 한해 담비 소비량의 절반인 350억 개비를 매년 만들게 된다. 아울러 1공장은 지난 5일 국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45001' 인증을 취득해 국제 안전 보건 기준에 부합하는 생산 체계를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자카르타=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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