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압박·집단 축구’ 꿈꾼 알론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킬리안 음바페 등 슈퍼스타 ‘마이 웨이’에 밀려 퇴장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구현하려 했던 전방 압박과 집단적 축구가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킬리안 음바페 투톱 체제에서 알론소의 압박 설계는 실전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레알의 승리는 시스템보다 개인 기량에 기대는 양상이 강해졌다. 특히 전반기 대부분을 음바페의 결정력에 의존했다는 평가 속에 알론소 감독은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디애슬레틱은 14일 “알론소는 ‘시스템 감독’으로 영입됐고 전임 체제에서 느슨해졌다는 전술적 통제력을 회복하고, 팀을 하나의 구조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미션이었다”고 전했다. 알론소는 부임 초기부터 “누구든 뛰어야 한다”는 집단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고, 실제로 미국 원정 기간에는 일정 수준의 구조와 압박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시즌이 본격화하자 레알의 압박은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비니시우스와 음바페가 최전방에 자리한 공격 구성이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충돌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알론소가 원했던 1차 압박의 촘촘한 강도와 간격 유지가 안정적으로 구현되지 않으면서, 상대 빌드업을 끊고 곧장 득점 기회를 만드는 구조적 그림은 희미해졌다. 자연스럽게 레알은 경기 운영을 개별 선수의 재능에 기대는 방식으로 회귀했다. 디애슬레틱은 “그중에서도 음바페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며 “음바페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29골을 기록하며 팀 득점의 상당 비중을 책임졌다. 팀 전반의 전술적 일관성이 완성되기 전에 결과를 떠받친 ‘해결사’가 음바페였다”고 전했다. 알론소가 강조했던 ‘집단의 힘’보다 ‘개인의 번뜩임’이 레알의 성적을 지탱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중원 구성 문제는 알론소의 구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알론소는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을 원했으나 이적시장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경기의 중심을 잡아줄 ‘엔진’이 부재한 채 시즌을 끌고 가야 했다. 전방 압박은 결국 중원의 커버와 압박 연쇄가 핵심인데, 중원에서 균형이 잡히지 않자 압박은 끊기기 쉬웠고 수비 전환은 불안정해졌다. 압박과 구조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레알은 굵직한 경기에서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대량 실점은 알론소 체제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라커룸 문제도 노출됐다. 비니시우스는 교체에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고, 발베르데의 포지션 관련 불만 등 선수단 내부의 이견이 드러났다. 전술적 통제 강화와 훈련 강도, 지시 체계를 둘러싼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지나치게 많은 지시와 영상, 긴 세션”이라는 불평이 흘러나왔다는 보도도 뒤따랐다. ‘집단 축구’를 위한 통제 장치가 오히려 ‘통제에 대한 저항’을 부르는 역설이 생긴 셈이다.
결국 알론소의 축구는 레알에서 완성되기 전에 시간을 잃었다. 전방 압박과 집단적 축구라는 목표는 ‘비니시우스-음바페’라는 스타 공격진을 둔 팀에서 구현되기 어려웠고, 구조가 정착되지 못한 팀은 음바페의 득점력에 기댄 채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시스템 없는 승리는 누적된 불안을 감추지 못했고, 결과가 흔들리자 알론소는 버티지 못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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