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라스베이거스 사막 한복판에 선 ‘작은 코리아타운’

김동욱 IYF해외통신원 2026. 1. 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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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대학·중소기업 모인 K-스타트업 한국관 ‘북적’
피지컬AI·로봇·자동화·K뷰티·푸드…가전 넘어 ‘AI·스타트업’ 강국
CES 2026 ‘Innovation Awards Showcase’ 전시장, 혁신상 수상 제품들을 둘러보는 참관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6’이 지난 6일-9일까지 나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인근 베네시안 엑스포 등 대형 전시장 일대는 미래 기술을 직접 보려는 참관객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그룹·두산그룹 등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850여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수준의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CES를 관통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공장·물류·가정 등 실제 공간에서 사람의 활동을 돕는 이른바 ‘피지컬 AI’였다. 물리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주요 전시장 전면에 배치되면서, 가전·자동차·의료·에너지·물류 등 거의 모든 산업이 AI와 결합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베네시안 엑스포 전시 공간을 걷다 보면, 영어·중국어·프랑스어 간판 사이로 유난히 자주 눈에 들어오는 표기가 있다. 바로 ‘KOREA’, ‘K-STARTUP’이다. CES 중심부 곳곳에 한국을 전면에 내세운 ‘작은 코리아타운’이 들어선 셈으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더라도 한두 개쯤 한국 기업 부스를 마주치게 될 정도다. 서울, 부산을 비롯해 광주와 전남관도 눈에 띄었다. 광주·전남 기업 부스 앞에는 참관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설명을 듣는 모습이 이어졌다.

◇K-스타트업 전시관

K-스타트업 전시관은 베네시안 엑스포 내 스타트업 전용 구역인 유레카파크(Eureka Park)에 별도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 구역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지원기관이 힘을 모아 다양한 한국 스타트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광주 지역 스타트업 일부는 ‘Gwangju’ 표기가 붙은 부스에서 자율주행·헬스케어·안전 기술을 소개했고, 나머지는 K-스타트업 통합관 블록 안에서 다른 지역 스타트업과 나란히 서 글로벌 바이어를 만났다. 부스마다 참관객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제품 설명을 듣고 미팅 일정을 잡는 등 활발한 상담이 이어졌고, 일부 부스 앞에는 줄이 길게 이어지기도 했다.

◇통합 한국 전시관

통합 한국 전시관(Integrated Korea Pavilion)은 산업통상부와 코트라(KOTRA)를 중심으로, 중소벤처기업부를 포함한 38개 기관과 470개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전남도는 데이터·AI 기반 솔루션 기업 12개사가 참여한 전남관을 꾸리고, 재난 안전·에너지·XR·반도체 등 미래형 첨단 기술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참관객의 관심을 모았다.
CES 2026 통합 한국 전시존에서 ‘KOREA’ 부스가 AI·헬스케어 스타트업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통합 한국 전시관 안에서는 가전과 연계된 홈오토메이션, 로봇·전자 관련 부스에 참관객이 특히 많이 몰렸다. 공장·물류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과 제어 장비, 집 안의 주요 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피지컬 AI 기술을 설명 듣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때 TV·휴대전화 등 가전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던 한국 기업 전시는 이제 AI를 접목한 제조 솔루션과 스마트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기기 등 B2B 산업용 AI 영역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AI 기반 제품·솔루션 ‘눈길’

연세대학교가 운영한 전시관에서는 산학공동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기업이 AI 기반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연세대를 비롯한 다른 한국 대학 부스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을 직접 시연하며 학생과 연구진이 참관객에게 설명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장 자동화 AI 솔루션 기업 ‘DogWood AI’도 이곳에 합류했는데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 출신인 이창하 대표는 이번이 CES 첫 참가다. 그는 “각국 기업들이 공정과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을 직접 확인하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미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능성 신발 기업 슈올즈의 이청근 회장도 ‘스마트 헬스케어 슈즈’를 들고 CES 현장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시작한 기능성 신발 기술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싶다”며 “CES를 계기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술의 힘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현장은 한국이 연구 단계에서 실증,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한 자리에서 보여 준다는 평가, 이른바 ‘혁신의 밀도’가 높다는 CES 주최 측의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광주·전남 기업들 성과 ‘톡톡’

광주·전남 기업들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는 엘비에스테크, 고스트패스, 이노디테크, 인디제이, 올더타임, 마인스페이스, 딥센트 등 7개사가 CES 혁신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전남에서는 재난감지·에너지·XR·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총 5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남관 곳곳에 ‘Innovation Award’ 마크가 붙었다.

한국 전시관에서는 기술과 함께 ‘K-브랜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관 곳곳에는 K-뷰티 부스가 줄지어 있었고, 피부 측정 기기와 맞춤형 화장품을 체험해 보려는 참관객이 끊이지 않았다. 코트라가 운영하는 전광판에는 K-FOOD와 다양한 K-콘텐츠 홍보 영상이 번갈아 재생되며, K-팝과 드라마로 형성된 한류 이미지를 AI·로봇·헬스케어 기술과 연결하려는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CES 2026 한국 스타트업관 통로를 따라 전북·광주·성남 등 지역 스타트업 부스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올해 CES 한국 전시관 풍경은 한국이 전통적인 가전 강국을 넘어, AI·로봇·공장 자동화와 뷰티·푸드 등 여러 산업을 아우르는 기술·스타트업 국가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압축해서 보여 주었다.

특히 광주·전남의 기업들이 AI 재난감지, 에너지, 모빌리티, 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세계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장면은, 지역이 글로벌 혁신 지형 안에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엿보게 한다.

유흥과 도박의 도시로 알려졌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이제는 첨단 산업의 등용문이자 전 세계 혁신 기업들의 꿈의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2026 새해 1월 첫주,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CES 속 ‘작은 코리아타운’은, 한국이 세계 기술 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가려 하는지를 비춰 보는 하나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김동욱 IYF해외통신원.

/김동욱 IYF해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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