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정류장 떠난 퇴근길 시민들, 버스는 아직 차고지에

강한들·박채연·우혜림·김태욱 기자 2026. 1. 1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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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전면 파업이 이뤄진 13일 오후 6시15분쯤 종로구 광화문의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 모든 버스들이 차고지에 있다고 안내되고 있다. 강한들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로 전면 파업에 들어가 버스 운행을 멈추자 13일 퇴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아침 출근길에서처럼 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후 5시20분쯤 서울 마포구 지하철 공덕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씨(62)는 버스 안내 전광판을 보더니 지하철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출근길에도 운행하지 않던 600번 버스가 여전히 ‘차고지’에 머물러 있다는 표시가 떠 있었다. 김씨는 “혹시나 싶어서 와봤다”고 말했다. 구로구 고척동에 사는 김씨는 이날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45분 걸려 출근했다. 평소 한 번만 타면 도착하는 시내버스보다 10분 넘게 더 걸렸다.

오후 6시20분쯤 광화문 일대에는 버스 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에 왔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김모씨(66)는 “버스가 한 대 지나가길래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버스도 있나 보다 해서 확인하러 왔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 버스전용 차로에는 관광버스들이 가끔 지나다닐 뿐 평소 퇴근길 시민들을 태운 버스로 가득 찼던 광화문 앞 세종대로는 비교적 한산했다. 반면 지하철 광화문역에는 퇴근길 시민들이 몰려 긴 줄이 이어졌다.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한 번에 다 타지 못해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계속됐다.

은평구에서 출퇴근하는 이모씨(52)도 버스정류장을 확인한 뒤 지하철로 향했다. 이씨는 “이제는 파업이 풀렸나 확인해보려고 왔다. 출퇴근 시간에도 이렇게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며 “시민들 입장에서는 파업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은 제외하는 식으로 최소한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여의도역이 퇴근길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출근하는 박모씨(32)는 출근할 때는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퇴근길에는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를 이용하려고 했다. 추운 날씨이지만 퇴근하는 이들이 몰린 지하철이 오히려 힘들 것 같아서다. 박씨는 “공덕역에서 지하철 타는 사람이 엄청 많은데, 다들 어떻게 출근했을까 싶었다”며 “빨리 (노사 협상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추자 마을버스를 이용해 지하철로 향하거나 지하철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려는 이들도 많았다. 오후 6시쯤 서대문역 인근 종로05번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평소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던 직장인 송모씨(57)는 이날은 마을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했다. 송씨는 “평소에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줄이 없던데, 오늘은 엄청 긴 줄이 생겼다”며 “내일은 20~30분 일찍 나와야 되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52)는 “평소에는 시내버스를 타면 바로 집 앞에 내렸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지하철하고 마을버스를 이용했다”며 “계속 걸어야 해서 좀 불편한데, 너무 추워서 걸어 다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6시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인근 마을버스 정류장에 퇴근길 시민들이 줄을 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박채연 기자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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