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틀 한 곳 폐업신고… 한계 내몰린 부산 건설사

최승희 기자 2026. 1. 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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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장기화·공사비용 급등
1군만 버텨… 지역 중기는 ‘고사’
부산 아파트 단지 전경. 국제신문DB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산 건설사의 폐업이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분양시장 위축과 공사비 급등, 자금 조달 악화가 겹치며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경영 한계에 내몰린 업체들이 잇따라 업계를 떠난다.

1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건설업 폐업 신고 공고는 총 174건(종합 38건, 전문 136건)으로 집계됐다. 이틀에 한 번꼴로 폐업 신고가 이뤄진 셈이다. 이 가운데 업종 전환이나 일부 업종 폐지만을 위한 신고를 제외하고 실제 폐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는 하원종합건설㈜ ㈜트레비앙 ㈜일신이앤씨 오성건설㈜ ㈜에스지종합건설 그린모아종합조경 ㈜대진구조이앤씨 ㈜보광 ㈜박스코종합건설 등 총 137곳(종합 27곳, 전문 110곳)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위기감은 더욱 뚜렷하다. 2021년 138건, 2022년 139건 수준이던 폐업 신고는 2023년 202건으로 급증하더니 2024년에는 219건으로 정점을 찍으며 지역 건설업계의 심각한 경영난을 드러냈다.

현장의 목소리는 수치보다 훨씬 절박하다. 박재복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산시회장은 “회원사의 20~30%가 줄었고 현재는 가동 중인 건설 현장 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브릿지론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1군 건설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겨우 버티는 수준이다. 남은 회원사 중 70~80%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듯 연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형열 대한건설협회 부산지회장 역시 “시설물 유지관리업의 종합건설업 전환 이후 회원사 간 공공 공사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며 “공장 증·신축 역시 자금이 돌지 않아 위축돼 있다. 실제 폐업신고를 하지 못한 잠재적 한계 업체도 상당수 숨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사들이 폐업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비용 부담이 자리한다. 기술력 유지와 시공능력평가액 확보, 기술자 보유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하지만,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정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폐업으로 내몰린다. 여기에 일감 부족이 겹치며 경영 압박은 더욱 커진다.

공사비 상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74로 2020년 기준(100) 3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업성 악화로 신규 착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미분양 문제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월 8040호에서 11월 7727호로 다소 줄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한다. 분양 적체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의 자금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건설경기 회복 가능성을 전망한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수주·착공 등 선행지표 개선과 반도체 공장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등을 바탕으로 건설투자가 증가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분양 누적 등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회복세를 제약하는 변수로 지목했다.

지역업계 관계자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버틸 체력이 거의 소진된 업체가 많다”며 “자금 조달과 공사 물량이 동시에 개선되지 않으면 폐업과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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