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을 한 팀으로?" SBS 직원 150명 로비에 모여 외쳤다

정민경 기자 2026. 1. 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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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SBS 기술국 통폐합 저지, A&T 단협 위반 분쇄 조합원 결의대회
"SBS 강제 직종 변경, 단협 위반으로 노동부 조정 신청과 경찰 고발 조치할 것"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기술국 통폐합 저지, A&T 단협 위반 분쇄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조합원 150여 명이 결의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출처=언론노조 SBS본부.

“기술국이 만만하냐! 일 좀 하게 돌려놔라!”
“협의 없는 직종 변경, 단협 무력화 중단하라! 투쟁!”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로비가 150여 명의 SBS 직원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지난해 연말 SBS 사측이 단행한 '기술국 통폐합'과 관련한 비판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지난달 26일 SBS A&T 보도영상본부장과 방송제작본부장은 영상제작팀 소속 조합원 2명에게 영상취재팀으로 인사 이동할 것을 통지했는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이같은 사측의 결정이 '단협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지면서 언론노조 SBS본부는 13일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기호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기술국 통폐합 문제와 A&T의 강제 직종 변경 문제, 참을 만큼 참았다. 충분히 의견도 전달했으나 경영진은 어디 할테면 해보라는 식이었다”며 “기술국 통폐합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냐. 멀쩡히 잘 있는 3개 팀을 1개로 합쳐서 80명 넘는 공룡 팀을 만들어버렸다. 도저히 일이 안 돌아가니까 그걸 몰래 다시 3개로 나눴다. 경영진은 기술국 통폐합이 기술인들의 팀별 순환에 도움이 될 거라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내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A&T 강제 직종 변경은 눈 뜨고는 더 못 봐줄 지경”이라며 “11년 무탈하게 일하던 조합원을 1시간 면담하곤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직종을 변경하는 게 인사권이냐. 노동조합은 이번 강제 직종 변경이 명백한 단협 위반임을 분명히 밝히고, 조만간 노동부에 조정 신청을 내고 경찰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기술국 통폐합 저지, A&T 단협 위반 분쇄 조합원 결의대회'. 사진출처=언론노조 SBS본부.

홍종수 언론노조 SBS본부 수석부본부장(SBS A&T 지부장)은 “이렇게 조합원들이 로비를 꽉 채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 모습을 앞에서 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오늘 저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최근에 벌어진 사태, 특히 사측의 부당한 조치에 조합원 여러분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라 밝혔다.

홍 지부장은 “기술국 통폐합과 직종 변경의 건 두 가지 사안이 매우 다르지만 같은 공통점이 있다. 사측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나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의 경험 비춰볼 때 큰 변화가 발생하는데도 당사자인 우리들의 의견은 단 한번도 청취하지 않고 무시해 버렸다는 점”이라며 “기술국 통폐합의 경우 한달이 지났는데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SBS A&T 에서의 직종변경 역시 단협 위반이다. 조합이 인사권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사권을 정당한 방법과 절차로 쓰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80명 한 팀에 몰아넣은 기술국 통폐합, 슬림화가 아닌 조직 파괴”

신현범 SBS 방송기술인협회장은 “기술국은 독립된 본부조차 없었고 구조적 한계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고,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고, SBS 방송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현장을 지켜왔는데 회사는 기술국의 헌신에 부당한 조직개편으로 답했다”며 “지난 2년 간 기술국의 4개 팀을 단 하나의 팀을 통폐합했다. 80명이 넘는 인원을 하나의 팀으로 몰아넣고 팀장 한 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회사가 말하는 '슬림화'가 아니라 조직 파괴”라며 “기술국 통폐합 조직개편을 즉각 철회할 것과 기술 조직의 전문성을 인정할 것, 전문 분야에 맞는 팀을 즉시 복원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기술국 통폐합 저지, A&T 단협 위반 분쇄 조합원 결의대회'. 사진출처=언론노조 SBS본부.

김봉기 SBS 방송기술팀 조합원은 “조직개편이후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초대형 통합조직이 되면서 의사결정 지연과 책임 공백이 반복되고 있다”며 “또한 전문성과 기술업력이 상이한 직무들이 단순하게 통합되면서 업무 효율은커녕 혼선만 가중되고 있으며, 특히 역할과 책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하기 싫은 업무, 성과가 나지 않는 업무는 저연차에 몰리고 책임은 사라지는 구조가 됐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어 “또한 서로 다른 조직 문화 충돌 속에서 결국 '업무적 하향 평준화'가 현실이 됐고 내부 조직원들 간에 갈등이 시작됐다”며 “이러한 인사 구조 속에서 퇴사라는 위험 신호가 나왔다. 이 같은 모순들은 저 개인의 불만과 불편이 아니라 집단의 경고이며 지금 개선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조직의 지속적 성장과 생존은 단언컨대 없다”고 밝혔다.

배준경 SBS 방송기술팀 조합원 역시 “저는 11년차 주니어로 SBS에 정말 큰 애정으로 다니고 있었으나 최근 몇 년간 회사에서 기술 조직에 대해 부당한 대우가 지속됐다”며 “좋은 선배, 동료, 후배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왜 제가 속한 팀이 재작년엔 20명이었다가 작년엔 40명이 되고 이젠 80명이 됐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 누구도 그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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