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이금희가 전하는 가족, 사회, 조직 속에서 미움받지 않는 법

KBS 2026. 1. 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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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이금희> 화를 낸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화가 날 때 쓰는 방법이 있어요.

◆이금희> 가족에게는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표현 잘 안 하거든요.

◇이대호> 특히 인간관계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 우리 인간관계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 방송인 이금희 씨에게 이야기 들어보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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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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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날 땐 딱 ‘3초’만 숨 고르기… 즉각 반응하면 후회할 일 반드시 생겨
- 국영수는 배웠어도 ‘인간 관계’는 안 배워… 우린 늘 ‘초보’
- 가족, '나'라고 생각하니 막 대하게 돼… 남에게 하는 ‘반’만 해도 갈등 줄어
- 아무리 안타까워도 상대가 원할 때만 '관심'… 그렇지 않으면 '참견' 돼
- 불쾌한 언행엔 분위기 깨서라도 ‘정색’이 답… 애매하게 웃는 것이 제일 나쁜 대응
- 세상의 기준으로 나에게 비난하면 안 돼…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야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 시간 : 1월 13일(화) 09:05-10:53 KBS 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이금희 아나운서 (KBS 쿨FM ‘사랑하기 좋은 날’ DJ)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요즘 한번 생각해 보시면 여러분은 연결 혹은 단절. 사람을 이해하기 손절하기. 회피하고 손절하고 단절하고 이런 콘텐츠들이 유튜브에서 인기예요. 사람을 손절하는 방법 이렇게. 그런데 우리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그래야 할까요? 특히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다가 상처받는 일도 많이 생기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분에게 이야기를 좀 들어보려고 합니다. 37년 동안 다양한 인물들과 소통하면서 또 이야기를 나눠온 이금희 아나운서가 최근에는 공감에 관하여라는 책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성공예감에서 인사해 보지요. 이금희 아나운서, 어서 오세요.

◆이금희>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이대호> 한번 꼭 뵙고 싶었습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이대호> 우선은 목소리가 지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금희> 성문.

◇이대호> 이금희 아나운서는 모든 사람이 딱 들으면 다 알아보지요?

◆이금희> 상담 업무 이런 걸 할 때가 있잖아요. 말씀드리면 통화가 끝날 때쯤 반가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목소리를 듣고도 아시는 거겠지요.

◇이대호> 전화 상담을요?

◆이금희> 제가 어디 콜센터에 전화할 일이 있잖아요.

◇이대호> 고객으로서 전화하실 때.

◆이금희> 저도 A/S를 신청한다든가 이런 일이 있을 때.

◇이대호> 짜증내시면 안 되겠네요.

◆이금희> 그래서 사실 짜증을 내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이대호> 평소에 화를 좀 내신 적은 없으세요?

◆이금희> 화를 낸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화가 날 때 쓰는 방법이 있어요. 이 얘기를 했더니 상담 쪽 공부하고 가르치시는 교수님이 원래 그런 방법을 쓰는 거라고 하시는데 일단 화가 났을 때 바로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말을 하지 않고 3초 정도를 쉽니다. 숨 한번 쉬면 3초거든요. 그 3초를 쉬면 훨씬 누그러져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화가 났을 때 즉각 반응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기거든요. 그래서 시차를 둡니다. 감정표현에 오늘 아니고 내일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감정이 누그러진 다음에 표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스스로 설득하거나 자문자답을 해서 시차를 두는 편입니다.

◇이대호> 3초. 욱할 때 바로 나가는 게 아니라. 어디 가서 이금희 씨가 화내시는 걸 보신 분은 그분이 잘못하신 겁니다. 농담이고요. 이번에 쓰신 책 공감에 관하여.

◆이금희> 1권 더 있습니다. 모두 행복해지는 말이라고.

◇이대호> 이건 어린이책이라고.

◆이금희>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런데 서문 맨 마지막 줄에 오늘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쓰셨어요. 이건 어떤 의도를 가진 거예요?

◆이금희> 그렇습니다. 제가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여기 KBS 쿨FM에서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진행하고 있거든요.

◇이대호> 퇴근길에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그 프로그램 오프닝 멘트가 늘 이렇게 끝납니다. 오늘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이렇게 오프닝 멘트를 맺거든요. 그래서 이 얘기를 꼭 쓰고 싶었습니다.

◇이대호> 6657님이 출근할 때 성공예감 퇴근할 때는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이금희> 감사합니다.

◇이대호> 6657님한테 제 주머니에 있는 것 꺼내서라도 선물 보내드리고 싶네요.

◆이금희> 저도요.

◇이대호> 감사합니다. 보통 직업적으로 떠나서 공감, 소통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갖고 가시는 거예요?

◆이금희>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제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좋아했다고 해요. 집에 엄마 친구분들 동네분들이 오시면 왜 어른이 와서 낯설어하지 않고 자박자박 걸어가서 무릎에 앉는 아기 있잖아요. 제가 그런 아기였다고 해요.

◇이대호> 방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금희> 네. 아주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누구든 어른 무릎에 가서 앉고 그러니 그런 아이는 어른들이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저희 엄마 말씀에 의하면 엄마가 집에 달린 곳에서 부업을 하고 계셨는데 돌아보면 저는 항상 없대요. 동네 아주머니들이나 엄마 친구분들이 오셨다가 어디를 꼭 데려간다는 거예요. 어린시절 사진이 자매 중에 저만 거의 없어서 왜 그러냐 했더니 아줌마들이 다 가져갔다고. 예전에는 디지털이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사진이 몇 장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사람을 좋아했고 관계에 관심이 많았고 또 학년이 바뀌면 이렇게 둘러보고 제일 마음에 드는 친구한테 가서 안녕 나는 이금희야. 너는 이름이 뭐야? 이랬던 아이여서 그게 직업하고도 연결이 된 것 같아요.

◇이대호> 천직을 만나신 것 같아요.

◆이금희> 아나운서는 사람을 만나는 게 기본인 직업이니까요.

◇이대호> 혹시 MBTI 여쭤봐도 되나요?

◆이금희> E로 시작하는 거 맞습니다. ENFJ.

◇이대호> ENFJ. 큰일 났네 저랑 똑같네.

◆이금희> 진짜요? 반갑습니다. ENFJ가 많지 않은데.

◇이대호> 우리나라에 1~2%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되게 피곤한 성격 아닙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잘해 주고 나는 힘들고.

◆이금희> 맞아요. 그런데 저는 제가 힘든 걸 약간 바꾸기 시작했어요.

◇이대호> 그렇지요. 내가 힘들어서. 혹시 소통, 공감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세요?

◆이금희> 항상 힘들지요.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이대호> 원래 힘든 거다?

◆이금희> 원래 힘든 거지요. 이게 쉬운 거였으면 제가 왜 이런 책을 썼겠고 또 관련해서 그렇게 수많은 콘텐츠가 나오겠어요. 유튜브에서도 검색해 보면 인간 관계에 관한 콘텐츠가 정말 많습니다. 그건 사람들이 그게 다 어렵기 때문에 그것에 관한 콘텐츠를 찾아보기 때문에 만드시는 거겠지요. 그러니까 원래 어려운 거예요.

◇이대호> 그렇지요. 에너지가 들지요.

◆이금희> 네, 많이 들지요.

◇이대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랬구나 이해해 주는 것, 진짜 많은 에너지가 소진되지요.

◆이금희> 그리고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국영수는 배웠어도 인간 관계를 어떻게 하는지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엄마, 아빠가 하나하나 일러주시지도 않잖아요. 누구나 초보인 상태에서 내가 100명을 만나도 처음 만날 때는 100번이 다 초보인 거잖아요. 서로가. 늘 우리는 초보인 채로 관계를 맺거나 끊거나 이어가거나 하는 거거든요. 당연히 어렵지요.

◇이대호> 그러네요. 그래서 또 우리가 배워야 한다는 거고요.

◆이금희>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대호> 그런데 그 에너지가 적게 소요되는 사람이 있고 때로는 진짜 왜 벽 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상식 이하의 제멋대로인 사람하고도 소통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어요.

◆이금희> 있지요.

◇이대호>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이금희> 그럴 때는 안타깝지요. 저분이 나한테 이럴 정도면 평소에 예를 들면 가족이라든가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실까 싶기도 하고 좀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제가 책을 읽고 그 저자와 만나서 인터뷰를 했던 한 변호사가 계셨는데 무료법률상담을 했던 경험을 책으로 엮어내셨어요. 거기에 보면 구청에서 운영하는 무료법률상당센터 같은 거였는데 화장실 앞 한 평 정도의 공간에서 근무하셨대요. 그런데 모두가 피하는 민원을 가지고 매일 찾아오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대요. 그런데 그분이 떴다 하면 관련한 공무원이나 모두가 피하고 싶었다는 거예요. 어떤 분인지 아시겠지요? 그런데 이분은 멋모르고 그분을 처음 만났는데 만나 보니까 알겠더래요. 방금 말씀하신 그런 분이에요. 소통이 안 되는 분인데 요구는 많고 심지어 모든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데 가족과도 다 일일이 소송을 걸었다는 거예요. 그러니 어떤 분인지 짐작이 가잖아요. 그래서 너무 고민을 하고 매일 찾아오시니까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하루는 이 변호사가 마음을 먹고 내가 오늘은 이분 얘기를 다 들어드리겠다 마음을 먹고 쭉 얘기를 들어드렸대요. 그러니 그분이 얘기하다가 왜 내 말을 끊지 않지? 이런 표정으로 둘러보더니 정말 순한 양 같은 표정으로 가셨는데 비밀이 있었어요. 이분이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소송을 거느냐. 특히 가족들에게 소송을 거느냐.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소송을 걸면 법정에서라도 볼 수 있으니 그렇지 않으면 아예 나를 만나주지도 않는 가족을 보고 싶어도 소송을 걸었다는 거예요.

◇이대호> 내 얘기 좀 들어줘 이런 외침이었던 거네요.

◆이금희> 그렇지요. 방법은 잘못됐을지라도 그런 거거든요. 사실 그렇게 고약하게 구시는 분들에게는 뭔가 속에 아픔이나 상처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대호> 저도 심리학 교수님한테 들었는데 왜 길거리에서 속된 표현으로 어깨빵이라고 어깨 치고 가는 사람들 불친절한 사람들이 사실은 되게 외로운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외로운 사람들.

◆이금희> 이해가 갑니다.

◇이대호> 내 이야기를 들어줘를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는 거고. 그걸 이금희 씨 정도 되면 이해를 또 해 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사람 왜 저래 피하고 싶어. 저 사람 상대하지도 마 이럴 거 아니에요.

◆이금희> 그렇게 돼서 사실 제가 책에도 썼는데 제가 라디오 끝나고 나서 여의도 공원을 항상 걷거든요. 하루에 1만 보 정도 걸으려고 애를 쓰는데 작년 겨울 이맘때 아마 오늘도 그럴 텐데요. 오늘 미끄럽고 길이 얼었잖아요. 밤에 무심코 걷다가 미끄러질 뻔한 거예요. 직전까지 갔는데 어우 하고 보니까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얼음이 얼어있는 거예요. 블랙아이스지요. 그래서 그걸 기억하고 그다음 날부터는 절대 그 근처에 안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런 어르신 조금 전에 이대호 기자님이 표현하신 그런 분들은 인간 블랙아이스예요. 그래서 아무도 곁에 가고 싶어하지 않고 그 근처에 갔다가도 얼른 피해서 돌아갑니다. 그런 분들은 결국 스스로 외로움을 쌓고 계신 거예요. 그게 안타깝지요.

◇이대호> 인간 블랙아이스. 한번 겪어보면 다른 사람들이 다 조심하게 되는 사람. 그분들을 바꿀 수 없으니 나는 또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이런 걸 배워야 하는데 특히 가족한테는 왜 감정을 즉시 쉽게 표출하지 않습니까? 특히 자식은 부모한테 대놓고 짜증을 달고 살기도 하고 왜 그럴까요? 왜 가족은 너무 쉽게 대할까요?

◆이금희> 나라고 생각해서요.

◇이대호> 나 자신처럼?

◆이금희> 네. 엄마도 딸, 아들을 나라고 생각하고 딸, 아들도 아빠를 나라고 생각하고 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에게는 그냥 막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족도 남입니다. 엄마가 어떻게 나예요. 아들이 어떻게 나겠어요. 나와 다른 사람이지요. 다만 핏줄로 연결되어 있고 같은 추억을 많이 공유하는 관계일 뿐이지요. 그래서 실은 남들에게 하는 것 반만큼만 가족에게 하면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이대호> 뭔가 조금 더 신경 쓰면서 약간의 격식을 차려주고.

◆이금희> 가족에게는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표현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가족일수록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대호> 안 쓰다 보면 또 낯설어요.

◆이금희> 그런데 한번 쓰게 되면 괜찮습니다. 그래서 말로 하기가 힘드시면 문자나 톡을 보내세요. 고맙다, 고마워. 미안하다.

◇이대호> 답장이 오지 않을까요? 갑자기 왜 그래.

◆이금희> 의외로 답장이 안 옵니다.

◇이대호> 당황해서.

◆이금희> 당황하기도 하고 약간 감동받아서. 혹은 답장은 이렇게 올 확률이 높아요. 좀 시차를 두고 언니도 애썼어. 나도 고마워. 이렇게요.

◇이대호> 그 말이 참 어려워요. 낯간지럽고. 특히 가까운 사이에. 그래서 그냥 붕어빵 하나 사다주면서 오다 팔더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데. 강태수님이 특히 가족이 개인이 각각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게 행복의 비법인 듯해요라고 보내주셨고요. 유성화님 누군가한테 고마움을 표현할 때 뭐뭐 때문에가 아니라 뭐뭐 덕분에 고맙고 감사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기분 좋아진다고 말해 주셨네요.

◆이금희> 정말 성공예감 청취자들은 남다르십니다.

◇이대호> 수준이 높습니다.

◆이금희> 정말 그러시네요.

◇이대호> 어떻게 다 이런 분들만 계시지요? 가족끼리 왜 모르는 사람 만나거나 업무상 만남을 아이스브레이킹이라고 하잖아요. 날씨 얘기도 하고 스포츠 얘기도 하고 가벼운 대화. 이게 가족 사이에서도 필요해요?

◆이금희>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청취자 한 분이 저에게 그런 사연을 보내셨는데 젊은 남성 청취자인데 아빠랑 둘이 모처럼 산책을 했다는 거예요. 산책을 하고 둘이서 그냥 동네 카페에 들어가서 차 한잔 마시면서 정말 얘기를 많이 했대요. 아빠 젊은 시절 얘기 아빠가 엄마랑 연애했던 때 얘기 이런 얘기들을 정말 많이 듣게 돼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내가 살면서 아빠랑 이렇게 속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주에는 엄마랑 한번 둘이 데이트를 해 봐야 하겠다고. 제가 봤던 어떤 동영상 제목이 집에는 상처가 있다였어요. 우리가 집에서 얘기하다 보면 다툼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그 이유는 집이라는 공간 때문이에요. 덕분이 아니라. 집에서 우리는 싸웠고 집에서 우리는 울었고 집에서 우리는 속상했던 기억이 있어요. 어른이든 아이든. 그래서 집이라는 공간은 가장 편안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내가 마음의 상처를 더러 입었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과 속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조금 전에 그 청취자가 알려주셨던 방법 일단 집을 나와서 산책을 해 보세요. 산책이 좋은 건 아무 말도 안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날이 춥다, 단단하게 입었어? 장갑 껴, 장갑. 이 정도 얘기만 해도 되거든요. 그리고 30분, 1시간 산책을 하면 슬슬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프지요. 그러면 집 근처 처음 가보는 카페를 찾아가세요. 그리고 한 번도 주문해 보지 않은 음료를 주문해 보세요.

◇이대호> 일부러 낯선 것으로요?

◆이금희> 그렇지요. 그게 바로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서인데 늘 나는 별다방 이런 데 말고 우리 동네에 이런 카페가 생겼어? 너 와봤어? 이런 카페. 이 카페는 시그니처 메뉴가 이건데 나 이거 한번 먹어보고 싶다. 이런 메뉴. 그래서 여기 분위기 좋다. 이 메뉴도 500원 비싸기는 한데 맛있네. 이렇게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다 보면 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서 오히려 가족들이 속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대호> 이게 사실은 사회생활하는 사람한테 그런 거 신경 많이 쓰고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 분위기 어떻게 잘 만들어야 할까 되게 신경 쓰는데 가족끼리는 그런 거 안 하지요. 너 왜 치약뚜껑 열어놓고 다니고 이런 얘기하고. 조금 있으면 설 다가오는데 먼 친척들 오랜만에 만나면 취업 언제 하냐 결혼 언제 하냐 애는 언제 낳냐.

◆이금희> 요즘은 안 물어봐요. 분위기 많이 바뀌었어요.

◇이대호> 하도 방송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이금희> 요즘 어른들도 조심하십니다. 그러나 여전히 어른들은 관심과 참견을 구분 잘 못하시기도 해요. 나는 관심이라고 표현하지만 상대는 그걸 참견이라고 느끼기 마련이거든요. 이건 제 경험담인데 제가 이 저번 책에 쓴 얘기인데요. 제가 나름 사회생활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좀 부끄럽지만 제가 이 회사를 다닐 때 조기 승진을 2번이나 했습니다.

◇이대호> 그럼요. 이금희 아나운서 당대 최고 아나운서.

◆이금희> 아닙니다. 운이 좋았지요. 그래서 좀 자부심이 있었어요. 제 조카가 처음 회사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일을 겪었겠지요. 둘이 차를 타고 가는데 조카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에 제가 “이모는” 하면서 얘기를 쭉 했어요. 저는 관심이지요. 참견하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그런데 얘가 다 듣더니 그건 이모 때 얘기고. 그래서 제가.

◇이대호> 예상된 반응이다.

◆이금희> 너무 깜짝 놀란 거예요. 왜냐하면 저랑 사이가 좋은 조카거든요. 지금도 뮤지컬 보러 갈 때 항상 그 조카랑 가고 그러거든요.

◇이대호> 그러니까 편하게 얘기했겠지요.

◆이금희> 여행도 같이 가고 그러는데 그건 이모 때 얘기고 그러니까 제가 너무 깜짝 놀라서 그때 배웠습니다. 아, 내비게이션은 상대가 원할 때 켜야 하는 거구나. 원치 않을 때 내비게이션, 우리 집에 갈 때 켭니까? 안 켜지요. 내가 아는데 계속 떠들기만 하면 듣기 싫어요. 인생 내비게이션도 상대가 원할 때 온 버튼을 누를 때 그때 내가 내비게이션이 되어 줘야지 끄고 싶을 때 내비게이션이 되어 주면 상대가 싫어합니다.

◇이대호> 그렇지요. 안내종료를 눌러버리고 싶은데 사람은 안 되고 옆에서 계속 뭔가 안내해 주고 있고. 이에 따른 관심과 참견을 구분해야 하고 그 사람이 조언을 구할 때. 또 항상 먼저 관심은 가고 안타깝기는 하니까 어른으로서 말씀은 먼저 해 주고 싶은데 그 간극도 좁혀나가야 하겠어요, 평소에도.

◆이금희> 어른들께서 생각하셔야 할 건 저 아이의 인생이다. 후배의 인생이다. 내 인생이 아니다입니다. 아무리 안타까워 하셔도 아무리 도와주고 싶으셔도 도와줄 수 없어요. 그 사람이 겪어야 해요. 다만 어른들께서는 그 사람이 겪고 힘들었을 때 밥 한 끼를 사주시면 됩니다.

◇이대호> 그것도 방법이네요. 나중에 밥이나 먹자. 네 돈으로 먹기 힘든 거.

◆이금희> 그렇지요.

◇이대호> 그러면 또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대화가 나올 수도 있어요. 너는 뭐 좋아하냐 이런 거.

◆이금희> 제가 젊은 사람들하고 얘기해 봤는데 밥 사주면서 물어보면 괜찮대요.

◇이대호> 그렇지요. 아무것도 안 사주면서 뭐라 하는 것보다는. 김재은님이 왜 아빠들은 특히 아들하고 어색할까요? 친구 같은 부자지간은 너무 보기 좋아요. 남편도 더 그렇게 되길 바라봅니다. 아빠와 아들 사이의 대화 좀 어색하기는 하지요. 최근에 그거 있던데 가족 간의 통화 길이. 아빠와 아들의 통화는 이십몇 초?

◆이금희> 생각보다 기네요.

◇이대호> 결국 아빠한테 전화해서 엄마는? 아빠와 아들 사이의 대화는 어떤 걸 구심점으로 풀어가면 좋을까요?

◆이금희> 사실은 인생이 마일리지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대호> 쌓아나가는 거예요?

◆이금희> 네. 인생은 어떤 면에서든 마일리지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긍정 마일리지를 많이 쌓으면 주변에 반응도 긍정적이에요. 반대의 경우는 내가 부정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거지요. 가족 간의 관계도 실은 마일리지입니다. 아빠와 아들이 어색한 건 시간을 많이 보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 아는 후배는 일부러 투덜거리지만 아빠와 아들을 1박 2일 여행을 보내고는 했대요. 그런데 또 여행을 가면 둘이 원팀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한팀이 될 수밖에 없지요. 서로 길을 찾아야 하고 서로 숙소를 찾아야 하고 서로 맛집을 찾아야 하고 하니까 한 팀이 되니까 투닥거리더라도 다녀오면 조금 더 나아지고 또 그다음 번에 다녀오면 조금 더 나아지고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마일리지를 쌓아야 나중에 그 마일리지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둘만의 시간을 가지지 않은 채로 나이 먹고 머리 굵어지면 남보다 못합니다. 남은 궁금하기라도 하지요. 가족은 궁금하지도 않거든요. 할 얘기가 없어집니다.

◇이대호> 어느 순간 잘되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욕심일 수 있겠어요. 평소에 조금씩 조금씩 쌓아나가야 하는 거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 사이에도 산책이 필요하듯이 아버지와 아들이 그냥 산책이나 나갈까, 감자탕 먹으러 갈까 이런 것도 하나의 좋은.

◆이금희> 반드시 두 분이 가셔야 해요.

◇이대호> 엄마 끼면 안 됩니까?

◆이금희> 엄마라는 연결고리가 있으면 안 돼요. 그다음 주에는 엄마랑 둘이 데이트하시고 이런 식으로.

◇이대호> 이제 사회생활로 한번 가볼까요? 방송인 이금희 씨와 공감에 관하여라는 책 그리고 소통과 공감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진짜 회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업무상 멀어지기도 힘들고 특히 요즘에는 90년대생뿐만 아니라 2000년대생들이 입사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세대 사이에 소통이 더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는 게 좋을까요?

◆이금희> 방식을 생각하지 마시고 왜 다른지를 먼저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다르냐면 우리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기 시작한 게 2000년대 중반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왜 요즘 식당에 가면 젊은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쥐어주고 식사하시는 모습 자주 보게 되지요.

◇이대호> 그렇지요. 조용히 하고 있으라고.

◆이금희> 그래야 엄마, 아빠가 먹기 때문입니다. 안 그러면 엄마, 아빠는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걸 보면 저는 좀 안타까운 게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 좀 해도 됩니까?

◇이대호> 좋지요.

◆이금희> 그래서 저는 사실 지자체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좀 운영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식당에서 엄마, 아빠가 식사할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돌보미 역할을 해 주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말 지역마다 많으실 텐데.

◇이대호> 공공일자리.

◆이금희> 그렇지요. 공공일자리로 그걸 정말 알바처럼 우리 식당에 지금 항상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지요. 동네는 금방 오실 수 있잖아요. 인력 풀도 운영할 수 있고요. 저는 그래서 지자체에서 그런 분들을 좀 일자리에 모시고 엄마, 아빠가 편하게 밥먹고 차 마실 수 있도록 얼마나 애들을 잘 보시겠어요. 그런 제도를 좀 운영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는데 어디서 말할 때가 없어서 지금 여기 와서 말하는 겁니다.

◇이대호> 때로는 극한직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금희> 그렇기도 하지만 보람을 느끼실 거예요, 아마도. 그래서 이렇게 운영해 주시면 그러지 않을 텐데 현재로서는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합니다.

◇이대호> 특히 미취학아동은.

◆이금희> 그렇지요. 아기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기계와 친하게 지내면서 자라는 겁니다. 기계는 편하지요. 왜냐하면 기계는 항상성이 있어요. 즉 기계로 내가 스마트폰으로 내가 게임을 한다고 하면 일정 정도의 시간이나 일정 정도의 돈만 쓰면 다음 판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변수 투성이예요. 그러니까 기계는 상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변수가 어지간하면 없거든요. 그런데 인간은 변수 투성이라서 어린시절부터 그렇게 스마트폰, 태블릿 기계와 익숙해지면 자꾸 그 익숙한 쪽으로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인간은. 그러니까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십니다. 왜 요즘 젊은이들은 회피를 하지? 그게 왜 그러냐면 사람을 그렇게 대해 본 적이 많지 않아요. 요즘 친구들도 중고등학생들도 보세요. SNS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울려 다니기도 하지만 SNS 즉 비대면 접촉이 정말 익숙하거든요. 심지어 요즘은 고민이 있을 때 AI한테 물어보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고민을 사람한테 털어놓으려면 이대호 기자가 내 고민을 보고 나를 업신여기지 않을까? 그리고 이대호 기자가 어디 가서 내 얘기를 하고 다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잖아요.

◇이대호> 걱정되겠네요.

◆이금희> 그런데 AI는 어디 가서 내 얘기를 하고 다니지 않지요. 얘가 어디 가서 내 얘기를 하겠어요. 그리고 AI의 특성 중 하나는 저는 잘 모르지만 전문가에게 들으니 나한테 싫은 소리를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길들여놓으면 얘는 항상 맞춰주는 거지요. 그러니까 달콤한 말을 나한테 해 주니까 점점 이런 소통에 빠져드는 거예요. 그러면 인간과 소통 자체를 해 본 경험이 얼마 없는데 그런 젊은이가 어떻게 사회생활을 잘할 수가 있겠어요. 너무 두렵고 너무 겁을 먹습니다. 제가 2000년대 초반생이 거의 대부분인 어떤 직업 직종의 예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에 앞서 강연을 의뢰한 쪽에서 약간 설문조사 같은 걸 미니로 해 봤대요. 그런데 이 2000년대 초반생 곧 입사할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공통적인 고민이 뭐였는지 아세요? 어떻게 하면 선배들이 저를 미워하지 않을까요? 이거 이상한 표현이에요. 왜냐하면 우리 때는 어떻게 하면 선배들이 예뻐해 주실까요? 예쁨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게 아니고 거의 대부분 어떻게 해야 선배들로부터 미움받지 않을까요를 고민으로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대호> 고민과 질문이 바뀌었어요.

◆이금희> 바뀌었어요. 그만큼 기본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나를 미워하실 거야. 나는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내가 인간관계 못하는 걸 나도 알 거잖아요. 그래서 미움받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좋지 이런 걸 고민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내 아래 후배로 온다고 생각하시면 좋고 제가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얘기가 길어져서 죄송하지만 작년인가 대학교수님을 만났는데, 벌써 재작년이군요. 이런 얘기를 하시는군요. 큰일 났어요. 지금 1학년도 1학년 2학년도 1학년 3학년도 1학년이에요. 무슨 말이냐면 코로나 3년 동안 학교를 못 갔지요. 그래서 3학년이 1학년처럼 처음 학교에 온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이제 막 입사하는 젊은이들은 아주 중요한 3년의 시간 동안 인간관계를 거의 맺지 못하고 지냈어요. 그러니까 말귀를 못 알아들을 수밖에 없고요. 소통이 잘 안 될 수밖에 없고요. 단체생활이 미숙할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한 2~3년은 더 그럴 거고 그리고 코로나 이후 뉴노멀이 자리 잡은 이후에 자라난 젊은이들은 또 다를 겁니다.

◇이대호> 그래서 일단은 소통이 쉽지 않은 게 당연한 거고 또 그들의 방식을 이해해 줘야 하는 거고요. 최정애님이 이금희 아나운서님 목소리는 귀에 콕콕 박히고 목소리가 쫄깃쫄깃하다고.

◆이금희> 감사합니다.

◇이대호> 잘 들린다는 말 이야기해 주셨고요. 많은 분들도 공감해 주시고 질문도 많이 보내주시는데 아까 8355님이 바닐라라떼 같은 목소리 이금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이금희> 감사합니다.

◇이대호> 특히 인간관계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 우리 인간관계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 방송인 이금희 씨에게 이야기 들어보고 있고요. 아까 최형진님이 아이한테 선물해 주려고 조회했는데 제목 다시 한번 알려달라고. 모두 행복해지는 말이라는 책 이것 어린이책이지요?

◆이금희> 맞습니다. 두 책의 제안을 비슷한 시기에 맞아서 열심히 써볼 테니 비슷한 시기에 출간하죠 이렇게 되었어요. 작년 11월 중순에 두 책이 다 나왔는데 모두 행복해지는 말은 출판사 편집 담당자가 저에게 이런 요청을 하는 거예요. 선배님, 요즘 아이들이 코로나 이후 특히 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를 몰라요. 그래서 제가 어디를 찾아봤더니 아이들이 이런다는 거예요. 어린이집 같은 데서 가만히 있다가 친구를 툭 민대요. 그러면 넘어져서 울 거잖아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오셔서 왜 그래 그러면 나 얘랑 놀자고 한 거예요.

◇이대호> 관심의 표현.

◆이금희> 관심의 표현인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손이 먼저 나가거나 코로나 기간 3년이 아이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기였는데 그 3년 동안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못 갔고 가더라도 마스크를 끼고 갔고 마스크를 끼고 가서도 친구랑 놀지 못하게 했잖아요. 손 잡으면 안 돼 이런 거 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관계 언어가 단절된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냈던 아이디어는 제 주변에 아나운서가 많다 보니 아나운서의 아들, 딸들은 말하는 게 달라요. 참 예쁘게 말하는 애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제 후배 아나운서 아들인데 제 후배 아나운서 제가 각색해서 조금 썼어요. 어느 날 후배가 봄이 와서 어머 꽃이 폈네 봄이다 예쁘네 그랬더니 갑자기 오더니 귀에 대고 엄마, 엄마가 더 예뻐. 아들이 그랬다는 거예요.

◇이대호> 사랑받을 줄 아는 녀석.

◆이금희> 얘는 정말 말을 참 예쁘게 해요. 그래서 제가 말을 예쁘게 하는 아이들의 사례를 모아서 그걸 각색해서 써볼게요라고 해서 주변에 아는 사람의 아이들 아니면 조카들 아니면 청취자들이 보내주신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에 청취자들의 딸, 아들, 조카들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동화처럼 썼어요. 실은 제가 출판사에 보내기 전에 제 주변 다 어른들이지요. 몇 사람한테 읽혔거든요.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왜 이러지 나 울컥해. 나 울었어. 왜 눈물이 나지? 애들이 해 주는 말이 그냥 눈물이 나. 사례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청취자 사연이였는데 아이가 두 돌쯤 됐대요. 그런데 어느 날 아기를 재우다가 엄마가 너무 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려서 눈을 떠보니 두 돌쯤 된 딸이 그 고사리 같은 손바닥으로 엄마를 토닥토닥하면서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더래요. 아기가 자기한테. 자기가 왈칵했다고.

◇이대호> 눈물 나지요.

◆이금희> 그런 걸 썼거든요.

◇이대호> 어떻게 보면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런 말을 하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에 사실은 말하는 거 소통하는 법 공감하는 방법도 배워야죠. 어른들도 배워야 하고 어린이들도. 저도 이 모두 행복해지는 말을 아이들한테 선물해 주고 좀 읽으라고 할게요. 언니 동생 서로 틱틱댄다고 하죠. 집에서는 그런 게 많다 보니까.

◆이금희> 몇 살인가요?

◇이대호> 이제 초등학교 5학년 중 2 고1 됩니다. 좀 많습니다.

◆이금희> 애국자시네요. 그럴 만한 나이입니다. 좀 한참 지나야 합니다.

◇이대호> 그렇지요. 그리고 하나 아까 우리 뭐 사회생활 이야기할 때 90년대생들 2000년대생들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회사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오래 못 버틴다 이런 생각들도 있잖아요. 이건 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퇴사를 고민하는 후배가 있다면 어떤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이금희> 퇴사를 고민하는 후배에게는 퇴사는 맨 마지막에 해도 괜찮아. 다른 직업을 구하고 해도 괜찮아. 그러니 다닐 수 있을 때까지 다니면서 다른 자리를 찾아봐. 그래서 연애는 환승 연애하면 안 되지만 이직은 환승 이직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고요. 무턱대고 그만두면 그 이후가 곤란해질 수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요즘 젊은 사람들을 잘 못 버텨라고 말씀하시는 어른들께는 실은 잘 못 버티는 게 아니라 잘 안 버티는 겁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좀 옛날 사람이라 저희 때는 평생 직장이라는 게 있었어요. 입사하면 거의 그 직장에서 퇴사하는 비율이 아마 못해도 60~70%는 되었을 거예요. 그런데 IMF 이후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졌죠. 지금은 고용 불안정의 시대입니다. 우리 부장님께 오늘 잔소리를 듣고 내일 보고를 하지만 다음 달에 재계약을 못 하면 다음 달부터는 그냥 아저씨 아줌마거든요. 그런데 왜 내가 버텨요? 내가 버텨서 평생 직장이야 이러면 버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평생 직장이니까 고용이 안정되어 있으면. 그런데 다음 달에 그만둘 수도 있고 재계약에 실패할 수도 있고 여기는 n번째 직장일 뿐이고 그런데 왜 버티겠습니까? 버티는 사람이 이상한 거 아닐까요?

◇이대호> N번째 직장.

◆이금희>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러게요. 아까 부모의 말에 대해서 박영은님이 동감하신다고. 부모가 말을 예쁘게 해야 한다고 보내주셨고 지금 후회하신다는 이야기도 하고 계시고. 책에 좀 무거운 내용도 있어요. 선배의 폭언, 성희롱 같은 그런 좀 무거운 사연도 좀 있고 사실 이게 가해자가 벌을 받아야 하는데 피해자가 더 위축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이금희> 아직도요.

◇이대호>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이것도 소통의 방법 어떤 식으로 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금희> 일단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 책을 가지고 제가 책모임을 하는데 선후배들과 제 책을 가지고 북토크를 했어요. 왜냐하면 저자 섭외가 너무 쉽잖아요. 제가 참여만 하면 되니까. 거기서 저희 선배 언니가 제 책을 읽고 해 준 말이 실은 사회적으로 성희롱을 하면 안 돼 라는 게 사람들 상식이 되기 시작한 게 서울대 우조교 사건 이후야라고 기억을 해내셨어요.

◇이대호>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거예요.

◆이금희> 그렇죠. 그런데 저도 기억을 해 보니 그 사건이 불거졌을 때 교수님이 조교들한테 이런 말과 이런 행동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전까진 그냥 불쾌해 싫어. 하지만 이런 걸 어필하면 괜히 나만 좀 까다로운 사람이 될 것 같고 학교 생활하기 회사 생활하기 힘들 것 같아 이런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서울대 우조교께서 용감하게 나서 주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서 그다음부터는 그런 일들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비상식적이며 반도덕적이며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걸 알게 되었잖아요. 그러니까 한 사람의 용기가 많은 변화를 불러오거든요. 저도 그러지 못했어요. 저도 불쾌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지금도 만약 그런 일을 겪으신다면 첫째 피해자 쪽에서는 불쾌하다는 표현형 정도는 하셔야 합니다. 그건 나를 위해서도 그렇고 나 말고 또 이 사람에게 그런 불쾌한 경험을 겪을 수 있는 다음 사람을 위해서도 그래요. 그러니까 이런 얘기를 해요. 그렇다고 표정 너무 굳게 하거나 정색하고 얘기하면 분위기 어색해지잖아요. 분위기가 어색해져야 해요. 가해자가 알아야 해요. 이러면 안 되는구나. 이게 저 사람이 불쾌한 일이구나를 적어도 알게 하려면 얼굴을 굳은 표정을 지으시고 말씀하실 수 있으면 말씀하세요. 예를 들면 사소한 거지만 아직도 미쓰리라고 부르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왜 여성들에게 불쾌한 표현이냐면 제가 젊은 시절에도 그랬지만 그런 분들은 저에게는 미쓰리라고 부르지만 이대호 기자님에게는 미스터리라고 안 불러요. 이대호 씨 이렇게 부릅니다. 차별적 언어이기 때문에 차별적 호칭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불쾌해하는 건데요. 저희 때는 그렇게 부르면 기분은 나빴지만 달리 말을 못 했는데 제가 책에도 썼습니다만 요즘 젊은 여성은 이렇게 말했대요. 예를 들면 저는 이금희 대리입니다. 제 이름이 기억이 안 나시면 다음 번에는 이 대리라고 불러주세요 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분은 다음에도 다른 분을 부를 때도 김 대리라고 부르게 될 확률이 높겠죠. 그러니까 내가 막은 거거든요. 그렇듯이 나에게 불쾌한 언행을 하는 사람이 불쾌함을 그러니까 내가 불쾌하다는 걸 알게 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사람이 불편해야 돼요. 그래야 적어도 다음번에 그 사람이 똑같이 하지는 않으니까요.

◇이대호> 해야 할 일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상대방 기분 나쁘지 않게 분위기를 해치지 않게 말하는 것도 사실은 고급 스킬인데.

◆이금희> 아니요. 그때는 분위기를 헤쳐야 해요. 왜냐하면 그분이 먼저 분위기를 해쳤기 때문이에요. 거기서 제일 나쁜 게 제가 했던 대응인데요. 애매하게 웃는 거. 그럼 상대가 그래도 되는 줄 알아요. 그건 절대 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후회하는 겁니다.

◇이대호> 때로는 그러면 정색하고 말하는 것도 좀 연습을 해야 될까요?

◆이금희> 그럼요. 이건 정신과 선생님이 저랑 인터뷰하다가 알려주신 건데 거절을 못 하는 내향적인 분들은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집에서 큰 소리로 외치래요. 싫어요, 싫습니다.

◇이대호> 유치원에서 아이들 배우는 건데.

◆이금희> 그래서 제가 막 웃으면서 아니 선생님 싫어요 싫습니다 싫다니까요 그렇게 외친다고 그게 회사에서 나와요? 그랬더니 그렇게 외치다 보면 나와요. 그래서 집에서 혼자 외치세요. 세 번씩 싫어요 싫습니다 싫다고요 이거를 외치고 나오래요.

◇이대호> 화나신 거 아니지요?

◆이금희> 아니에요.

◇이대호> 오늘 출연은 괜찮으시죠?

◆이금희> 싫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희 PD님이 저희 채널에서 일하셨던 PD님인데 진짜 잘해주셨어요. 진짜 너무 좋은 분이셔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제가 1초도 망설이지 않았죠.

◇이대호>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라.

◆이금희> 정말 좋은 분이시거든요.

◇이대호> 그러다가 또 나오셔야 될 수도 있어요.

◆이금희> 저는 좋습니다.

◇이대호>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과 소통하는 것도 되게 중요하다면서요. 시간이 많지 않아서 나 자신과의 소통법 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은지 좀 알려주세요.

◆이금희> 나를 좋아해 주세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자신에게 엄격하세요. 그런데 제가 책에도 썼지만 어떤 분의 명언 중에 그런 게 있거든요. 나는 나에게 아주 아주 아주 잘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나를 제외한 세상이 나에게 아주 아주 아주 막하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한 분이 계세요.

◇이대호> 어차피 세상이 나한테 엄격한데 나까지 엄격해서 되겠느냐.

◆이금희> 그런데 나도 모르게 세상이 나에게 대하는 그 엄격한 것이 기준이 되고 내재화되고 내면화되어서 내가 나에게 엄격하게 굴고요. 그런 기준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나에게 비난을 합니다. 그러시면 안 돼요. 그래서 저는 사실은 젊은 분들이 매운 걸 많이 드시잖아요. 그게 저는 스트레스 푸는 게 아니라 나를 괴롭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대호> 자극적인 게 필요하고 때로는.

◆이금희> 왜냐하면 위가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 장이 반길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속이 쓰릴 거라고요. 그러니까 그게 나를 막 대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아닐까 염려가 돼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내가 나를 좋아해 줘야 되는데요. 방법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이대호> 나 자신에게요?

◆이금희> 나 자신에게 남들에게. 예를 들어서 내가 남들에게 인사를 그러니까 어떤 청취자가 보내주신 사연인데 빨리 얘기할게요. 올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 올해 많이 들었지 생각해 보니까 제가 첫 출근하자마자부터 하루 종일 만나는 사람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했더라고요. 무슨 말이냐면 내가 좋은 인사를 드리려면 내가 먼저 좋은 말을 해야 돼요. 내가 좋은 인사를 하고 좋은 낯을 보이면 상대가 나에게 그렇게 해요. 그렇게 내가 노력해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남들도 나를 좋아하지만 나도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돼요. 그래서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세요.

◇이대호> 그러니까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을 얻는 방법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이금희> 그렇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뭘 잘못했을 때 마법의 한마디를 간직하고 얘기해 주세요. 괜찮아.

◇이대호> 나 스스로에게도.

◆이금희> 괜찮아. 괜찮지 괜찮을 거야.

◇이대호> 오늘 아주 괜찮은 대담이었습니다. 공감에 관하여 그리고 모두 행복해지는 말의 저자 방송인 이금희 씨와 함께했습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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