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주택 1만6000호 공급… 건설업체 선점 경쟁 불붙었다

권도경 기자 2026. 1. 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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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상반기 ‘모듈러 특별법’ 추진
청년·1인가구 등 공공주택 이어
민간업체도 기술개발·시공 확대
정책지원·세금혜택 필요 목소리
GS, 공주·부여 목조 모듈러 지어
현대건설, 아파트 부속시설 적용
현대엔지니어링, 13층규모 준공
정부가 모듈러 주택을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힘을 싣는 가운데 최근 강원 춘천시 소재 엘리시안 강촌리조트 직원 기숙사 단지 ‘드림 포레스트’가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의 목조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져 있다. GS건설 제공

정부가 공사기간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모듈러(조립식) 주택을 주택공급 대안으로 힘을 실으면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르면 올 상반기 내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모듈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연간 3000가구 규모 공공주택 발주도 예고했다. 다만, 규모의 경제 실현, 낮은 수익성 개선, 균질하지 않은 품질 확보 등은 선결과제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13층짜리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주요 구조부를 미리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에 견줘 20~30%가량 공기를 단축할 수 있고, 고소(高所·높은 곳) 작업이 적은 만큼 안전사고 방지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듈러 공법 특징과 맞지 않는 현장 공사 중심의 각종 규제와 건설기준 탓에 자리 잡지 못했다.

정부는 주택 부족 해결 방안으로 모듈러 주택을 꼽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정부는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 발표한 모듈러 특별법 제정을 통해 맞춤형 법령 체계를 마련하고, 각종 규제 특례와 인센티브를 지원해 모듈러 건축을 육성할 계획이다. 특별법 제정안은 △모듈러 건축 정의 및 기본계획 수립 △모듈러 활성화 기반 조성 △모듈러 건축 인증체계 구축 등을 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청년·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모듈러 공공주택 1만6000호 이상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자가 추진하는 임대주택과 관사 건설, 신축매입임대 시범사업을 통해 모듈러 주택 공공 물량도 기존 1500호에서 3000호 이상으로 두 배로 늘린다.

민간건설업체도 모듈러 주택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최근 충남 공주·부여시 ‘리브투게더’를 준공했다. 충남개발공사가 농촌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발주한 곳인데 목조 모듈러로 지어졌다. 경기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14층짜리 ‘스틸 모듈러 아파트’(801가구) 건축도 추진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국내 최초로 목조 모듈러 주택 부문에서 ‘공업화 주택 인정’을 받았고, 독자 기술인 ‘상부인양 양중방식’을 개발해 시공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로봇·인공지능(AI) 기반 목조 모듈러 주택기업인 공간제작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단지 부속시설에 목조 모듈러 기술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4년 현대제철과 연구소 ‘H(모듈러)-랩’을 설립해, 모듈러 주택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13층 규모의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행복주택’을 준공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2022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우디 리야드·네옴시티에 모듈러 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다.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의 목조모듈러 견본주택. GS건설 제공

모듈러 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익성, 소비자 인식 개선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다. 우선 거주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균질한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공장 제작 단계에서 관리 체계가 미흡해, 누수와 붕괴 등 주택 품질 문제가 자주 발생해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졌다. 모듈러 건축은 법령상 정의가 없고 기존 건설공법 위주로 운용돼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는 일도 잦았다.

경제성도 한계다. 모듈러 건축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아 공사비가 20~30%가량 비싸다. 대규모 단지 발주가 가능한 시장 규모가 아닌 만큼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수익성도 낮은 편이다. 업계는 모듈러 주택의 장점인 짧은 공기와 저렴한 공사비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책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건설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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