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도 있는데”…‘심정지’ 김수용 귀 주름, 뇌질환 신호였다
‘귓불 주름’ 프랭크 징후, 뇌소혈관 손상과 연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조성만 연구원, 제주대병원 박준혁 교수)은 3D 뇌 MRI 장치에서 프랭크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뇌소혈관질환 중증도와 관련성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관련 연구 2건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와 ‘임상의학저널’에 각각 게재됐다.
프랭크 징후는 한쪽 또는 양쪽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이다.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협심증 환자에서 자주 관찰된다는 사실을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그동안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돼왔다. 김수용의 귓불에도 프랭크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인과관계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우리 아버지도 이 징후가 있어 병원에 갔더니 심장 혈관이 막혔다고 했다” 등 후기가 공유되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잇따랐다.
하지만 뚜렷한 인과관계나 발생 기전은 증명되지 않았고 식별하는 표준화 방법도 없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김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3D 뇌 MRI에서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뇌 MRI에 양쪽 귓불을 포함한 얼굴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MRI에서 추출한 3D 얼굴 이미지를 활용해 귓불 주름을 자동으로 분할·식별했다.

또 이 AI 모델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 환자의 뇌 손상 정도가 프랭크 징후와 어느 정도 연관성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카다실은 발병 원인이 단일 유전자 변이 때문이어서 노화·고혈압 등 여러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른 뇌혈관질환에 비해 비교적 명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카다실 환자의 뇌에선 중심부를 둘러싼 부위가 손상돼 하얗게 변하는 뇌백질변성이 나타나며, 그 범위가 넓어질수록 뇌졸중 및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 81명과 연령·성별을 일치시킨 일반인 54명을 분석한 결과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66.7%로 일반인 42.6%보다 높았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보다 프랭크 징후가 있을 확률이 4.2배 높았다. 또 카다실 환자 중 프랭크 징후가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 대비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다. 뇌백질변성 부피에 따라 하위·중위·상위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발생률이 비례적으로 증가해 귓불 주름이 질환 중증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시사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을 거듭해 온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 지표가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프랭크 징후를 관찰하면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심방세동을 조기에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진무년 교수 연구팀은 2024년 임상의학저널에 귓불 주름이 생긴 관상동맥질환자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귓불 주름이 없는 경우에 견줘 1.88배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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