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가전 사라진 CES 채운 '혁신'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6. 1.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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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6에 '완성차' 업체 현대차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가전과 자동차, 로봇이라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세 요소가 맞물리자 사람들은 이를 혁신이라고 불렀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CES는 이제 '기술의 교차로'가 됐다.

복싱 로봇과 화장실 청소 로봇을 앞세운 중국 부스에는 관람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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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훈 산업부 기자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6에 '완성차' 업체 현대차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가전과 자동차, 로봇이라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세 요소가 맞물리자 사람들은 이를 혁신이라고 불렀다. 2026년의 기술 혁신은 이렇게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진행되고 있다.

CES는 더 이상 TV와 냉장고를 전시하는 박람회가 아니다.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로봇, 도로를 달리는 인공지능(AI), 공장을 지배하는 소프트웨어가 전시회의 중심에 섰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CES는 이제 '기술의 교차로'가 됐다.

네 번째로 찾은 CES이지만 올해만큼 전시장의 권력 지형이 급변한 해는 없었다. 2020년대 초반 CES를 지배하던 것은 한국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선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농담이 나올 만큼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채 5년을 버티지 못했다.

올해는 중국의 무대였다. 삼성은 메인홀을 비우고 호텔 전시를 택했고, LG는 부스를 프라이빗 공간으로 돌렸다. 그 빈틈은 중국 기업들이 채웠다. 복싱 로봇과 화장실 청소 로봇을 앞세운 중국 부스에는 관람객이 몰렸다. 물론 눈길을 끈다고 곧바로 기술 패권을 쥔 것은 아니다. 그러나 CES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분명했다. 중국은 더 이상 싼 가격을 앞세운 추격자가 아니라 거의 모든 기술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플레이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도 분명한 신호다. 기존 주력 산업만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의 부상은 한국에 위기이지만 동시에 전략을 바꿀 계기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로봇을, 삼성전자가 AI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잘하던 것을 조금 더 잘하는 대신 아직 누구도 답을 갖지 못한 영역에 먼저 뛰어들어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선택이다.

이제 기업 성공의 열쇠는 누가 더 빨리 변하느냐에 달려 있다. CES 행사의 오랜 주인공이었던 가전은 서서히 밀려나고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변화와 혁신 그 자체다.

[추동훈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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