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번호이동 시장…‘이탈 러시’에 단말기까지 동나나

조유빈 기자 2026. 1. 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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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 명이 KT 떠났다…SKT 유출 사고 이후 이탈 규모 넘어서
74.3%가 SKT로…과열되는 고객 유치전에 인기 모델 부족 현상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KT의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번호이동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위약금 면제 시행 후 20만 명이 넘는 고객이 KT를 떠나면서, SK텔레콤(S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보다 더 많은 이용자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이 타사로 번호이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채널에서는 단말기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KT가 앱을 통해 고객에게 안내한 해지 위약금 관련 메시지 ⓒ연합뉴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T에서 타사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는 21만6203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2만여 명이 KT를 이탈한 것이다. 지난 10일 이탈자 수는 3만3305명을 기록했다.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인 13일이 다가오는 만큼 막판 이탈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S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당시에도 마지막 날 4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이탈한 바 있다.

최근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서 번호이동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면서 단말기 지원금 상한이 사라진 바 있다.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에 SKT와 LG유플러스가 추가로 보조금을 풀면서 잠잠했던 통신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것이다.

일명 '성지'로 불리는 대리점들은 '공짜폰'을 넘어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폰'으로도 최신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번호이동 신청이 몰리자 주말 동안 누적된 번호이동 신청을 월요일 오전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전산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보조금 경쟁이 과도해질 것을 우려해 일부 판매점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앞의 모습 ⓒ연합뉴스

돌고 도는 위약금 면제 효과

이번 KT발 이탈 고객 규모는 지난해 7월 SKT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을 당시 이동 규모(열흘간 16만6000여 명)를 상회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KT를 이탈한 고객 중 74%가 SKT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지난해 4월19일부터 7월14일 사이 SKT 회선을 해지한 사람이 다시 가입할 경우, 가입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해지 이전 상태로 원상복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T로 이동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KT로 갔던 고객들이 다시 SKT로 돌아온 데는 이 복구 프로그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T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10일간 16만6000여 명이 이탈했는데, 이 중 KT로 유입된 인원은 8만3268명이었다. 유입된 인원보다 더 많은 이용자가 다시 SKT로 향한 것이다.

번호이동 문의가 급증하면서 일부 대리점은 재고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한 휴대전화 판매처에 문의한 결과 "현재 갤럭시Z 플립7 256GB 모델 개통이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장에서도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재고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유심 가입을 먼저 진행한 뒤 단말기는 이후에 지급하는 방식의 번호이동도 이뤄지고 있다.

원하는 기종을 확보하지 못해 번호이동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점을 볼 때, 제한적인 단말기 물량이 막판 이탈 속도를 조절하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이통사 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SKT의 '점유율 40%' 선은 지난해 해킹 사태 이후 처음으로 무너진 바 있다. 현재 30%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SKT가 재가입 혜택 등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이번 번호이동을 계기로 기존 점유율을 회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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