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선거전 본격 점화, 설계자들의 ‘피 말리는’ 대결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세종시장 선거전이 행정수도 설계자 간 피 말리는 대결구도로 막을 올리고 있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고려대 특임교수)과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전 국정기획위원·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천을 놓고 다시 맞붙는 '리턴매치'가 본격화하면서다.
한때 협력 관계였던 두 인물의 재대결은 후보 개인 간 경쟁을 넘어, 행정수도 세종의 철학과 미래 방향을 가르는 상징적 승부로 평가된다.
지난 재임기간, 행정수도 건설과 도시구조 완성에 핵심 역할을 해온 '이춘희'.
정책 설계와 산업·재정·도시계획 등 세종시 행정전반을 주도하며 '실무형 설계자'로 불리는 '조상호'.
이틀 새, 각각 공식 출마선언과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며. 다시 한번 '설계자 간 대결' 시작을 알렸다.
이 전 시장은 12일 시청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다섯 번째 도전이다.
낙선과 두 차례 당선, 다시 낙선을 거친 끝에 재도전에 나선 이 전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출마 피로감'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세종시장 선거 실패는 세종시의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실패는 곧 대한민국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그 피해는 시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세종의 비전과 철학이 흔들리고 있다. 멈춰 선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전문성과 추진력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그는 "다른 젊은 후보들 역시 각자의 장점이 있지만, 지금은 세종시 건설과 행정수도 완성을 이끌 전문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20여년간 축적한 경험과 검증된 추진력이 다시 발휘된다면 세종시는 더 빠르게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어느 후보가 더 나은지는 시민이 판단할 문제다. 성숙한 민주주의에서는 경쟁과 선거가 축제가 돼야 한다. 경쟁은 품격 있게, 결과에는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 배경과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와 엇박자 없이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민주당이 시정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상호 전 부시장 역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세종시장 선거의 길로 들어섰다. 조 전 부시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체육관에서 단행본 '조상호의 새로운 생각'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조 전 부시장은 이날 2000여명의 시민과 정치권 인사 한자리에 불러들이며,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세를 과시했다.
이날 행사엔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종민·최혁진 국회의원, 이강진 민주당 세종갑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보 등은 영상 축사를 통해 힘을 보탰다 .문화예술·체육·복지·아동청소년·종교계·시민단체 등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조 전 부시장은 책을 통해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신수도권 메가리전 프로젝트'와 자족기능 강화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 신수도권을 7대 혁신 산업 허브로 육성해 서울·수도권과 견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서울 중심 발전이 지속되면 지역이 사막화될 수 있다. 세종 중심 시각에서 국토 균형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시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 탄생을 이끈 이해찬 전 총리의 핵심 참모 출신이다. 특히 2014년 이후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이춘희 후보의 당선을 위한 전략을 주도하는 등 재선을 이끈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 속,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경쟁이 세종권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 주 공식 출마선언을 예고한 더민주세종혁신회의 김수현 상임대표를 비롯해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변수, 최민호 현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 이준배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의 행보 등까지 맞물리며 세종시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복잡한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세종시가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나아갈지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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