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새 당명에 넣을 단어만 고민…‘간판’ 간다고 새로운 시대 올까

자유·공화 등 보수 정당 가치 넣고 싶다지만 외려 외연 확장 한계 우려
‘새누리·국민의힘’ 탈이념 단어 선택 뒤 성과…당원 투표 결과 12일 발표
국민의힘이 11일 당명 개정을 위한 전 당원 찬반 투표를 마무리했다. 당 안팎에서는 새 당명에 ‘자유’나 ‘공화’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념 지향적인 단어가 당명에 들어갈 경우 외연 확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여부를 묻는 자동응답전화(ARS) 조사를 실시해 이날 마무리했다. 책임당원들을 대상으로 새 당명에 대한 의견 수렴도 진행했다. 전 당원 투표 결과는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장동혁 대표는 앞서 새 당명에 보수 정당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5일 사랑의교회 예배를 마친 후에는 당명 개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보수 정당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자유’ 등을 당명에 포함하는 안이 거론된다. 장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새누리당, 국민의힘 같은 것 말고 정당으로서 이름이 오래갈 수 있도록 당명 자체에 자유·공화·민주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의견을 장 대표에게 전달했다”며 “이름을 바꿔서 당의 전체적인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상 아마 당명에 ‘자유’ 글자를 넣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념지향적 단어가 새 당명에 포함될 경우 당 외연 확장이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장 대표가 당명에 가치를 넣고 싶어 해서 가치 지향적인 단어가 들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한다”면서도 “이념 지향이 뚜렷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 이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념 지향적인 단어를 넣는다면 지금의 스탠스 그대로 가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외연 확장하고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앞선 당명 변경 사례 중 새누리당·국민의힘으로의 개정은 탈이념적인 당명을 내세운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공격 사건이 불거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레임덕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새로운 세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후 같은 해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달성했고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은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에게서 나오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의미의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국민의힘은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으로의 개정은 이념 지향적 당명을 내세운 사례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 쇄신을 위해 당명을 이같이 바꿨으나 자유한국당은 2017년 대선에서 패배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경북지사를 제외하고는 전패했다.
당의 체질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당명 변경은 ‘간판 갈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이름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안에 내용도 바꾸고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을 다 바꿔야 한다”며 “장 대표가 시늉만 하고 실제로 바꾸라는 건 하나도 시정하지 않고 있는데 그러면 (국민에게) 버림받는다”고 했다.
이예슬·김병관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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