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버스 19번 사고에도…“시장 보고 사안 아냐” 안이한 서울시

이지윤 2026. 1. 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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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에 운항을 시작한 서울한강버스, 연이은 사고에 현재는 일부 구간이 운항 중단 상태입니다.

운항 중단 전까지 사고 19건이 있었습니다. 운항 도중 멈춤, 고장, 충돌 등입니다.

그런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사고 대부분을 서울시장과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경미하다며 한강사업본부장에게만 보고하면 된다고 판단한 겁니다.

사고 사실이 즉시 언론에 알려진 경우 등에만 윗선에 뒤늦게 보고했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한강버스는 이달 운항 재개를 앞두고 있는데, 그 전에 사고 보고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11월 15일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 사고. 항로 이탈로 저수심 바닥에 걸려 승객 82명이 구조됐다.

■ 한강버스 사고 15건, 한강사업본부장에만 보고?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한강버스 관련 사고는 모두 19건이었습니다.

서울시한강사업본부장은 이가운데 극히 경미한 4건을 제외한 15건을 보고받았습니다.

한강버스 선체가 바지선이나 선착장 등 무언가에 부딪힌 사고가 많았고, 시설물 로프에 프로펠러가 감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엔 결국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항로를 이탈, 선체가 강바닥에 걸리면서 탑승객 82명이 소방과 경찰 도움을 받아 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나 한강사업본부는 이 사고들을 시장실과 행정안전부에는 즉각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사고 대부분이 운전미숙 및 안내미흡 때문"이기에, ' 서울시 한강수난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따라 시장에 보고할 대상이 아니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주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5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확실할 때' 구성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 '주의' 단계로도 볼 수 없다?…사고 위험도

미보고 근거가 된 '서울시 한강수난사고 현장 매뉴얼'을 찾아봤습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수난사고를 1단계(주의), 2단계(경계), 3단계(재난 예상 및 발생)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 2단계인 주의 경계단계만 되어도, 시장은 '재난상황 일일보고 청취'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강사업본부는 단 한건의 사고도 '주의' 단계로조차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KBS의 질의에 "지금까지 났던 사고들 중에 매뉴얼 위기 단계에 해당하는 사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세훈 시장까지 보고하지 않았다는 설명인데, 선박이 찢어지거나 승객 수십명이 구조된 사고 등을 고려하면 서울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지난해 11월 잠실 선착장 사고 직전에도 선박이 무언가에 부딪혀 10여분 간 운항이 중단되는 전조가 있었지만 추가 사고를 막지 못했는데, 부실한 보고체계가 원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 유도선법도 '충돌, 좌초, 파손'시 "지체없이 시장에 보고" 규정

관련 법인 유도선법 역시, 선박이 어딘가에 충돌하거나 좌초되면 지체없이 시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제29조]

① 유ㆍ도선사업자와 선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인접 시장ㆍ군수ㆍ구청장과 경찰서장 또는 해양경찰서장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여야 한다.
2. 충돌, 좌초, 그 밖의 사고로 인하여 선체가 심하게 손상되는 등 선박 운항에 장애가 생긴 경우
3. 교량, 수리시설, 수표, 입표, 호안, 그 밖에 수면에 설치된 인공구조물을 파손한 경우
② 시장ㆍ군수ㆍ구청장과 경찰서장ㆍ해양경찰서장은 제1항의 보고를 받으면 지체 없이 관할 시ㆍ도지사 또는 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 보고하고, 인명구조 활동 등 사고 수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해당 조항이 반드시 '시장에게' 보고하라는 뜻은 아니다" 라며 "내부 매뉴얼에 따라 본부장까지만 보고했다" 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그때 본부장이 시장에게 따로 보고했을 수는 있지만,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 행안부에도 사고 1건도 신고하지 않은 서울시

서울시는 감독기관인 행안부에도 한강버스 관련 사고를 전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KBS에 "사회재난은 사고와 재난의 경계가 모호하다"며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각 지자체는 인명사고가 있든 아니든 행안부에 선제적으로 다 보고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자체 매뉴얼에 따라 보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거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타 지자체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취지입니다.

지난해 5월 16일 한강버스 시범 운항 중 시멘트 구조물과 충돌해 선박 하부 외판이 찢어진 모습


■초기부터 '졸속 논란'…보고체계 개선해야

한강버스는 운항 초기부터 '졸속 논란'을 빚었던 사업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2023년 3월 영국 런던의 '리버 버스'를 보고 온 직후, 서울시에 수상교통의 타당성 검토를 지시한 이래 사업은 일사천리로 추진됐습니다. (오 시장은 이듬해 국정감사에서 "졸속이 아니라 신속"한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없던 교통수단을 새로 만든 만큼, 작은 사고도 허투루 넘겨선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11월 잠실 선착장 사고 이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합동 점검에서 규정위반 28건을 포함해 총 120건을 시정해야 한다고 무더기 지적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지적 사항을 조치하고 자체적인 운항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달 중 전 구간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한강버스를 역점사업으로 밀어붙이면서 서울시 공무원들까지 눈치 보기가 심한 것 같다"며 "그러다 정작 시민의 안전에 대한 생각까지 안이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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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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