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팬 서비스는 없었다’…한국팬 마음 녹인 男테니스 알카라스-신네르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카를로스 알카라스(23·스페인)와 얀니크 신네르(25·이탈리아)의 현대카드 슈퍼매치. 알카라스가 서브를 준비하는 동안 관중석에서 한 팬이 이렇게 외쳤다. 그러자 알카라스는 옅은 미소와 함께 손가락으로 자신과 신네르를 번갈아 가르켰다.
아마도 어느 대회에서도 다시 보기 힘든 장면일 것이다. 지난 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세계랭킹 1, 2위이자 최근 두 시즌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양분한 ‘신카라스’(신네르+알카라스)가 한국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로 2026시즌을 시작했다. 둘은 “새해에도 이제껏 함께 써왔던 새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18일 시작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두고 남자 테니스를 양분하고 있는 두 선수가 한국에서 대결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ATP 대회가 열리지 않는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는 이 둘을 한국에서 만난다는 건 ‘다신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였다. 한국 테니스 팬들은 이날 1만2000석 코트를 가득 메웠다.
티켓 최고가는 350만 원이었다. 일반석 중 가장 싼 좌석이 27만5000원, 시야제한석도 16만5000원일 정도로 고가였으나 한 장도 남김없이 모두 팔렸다.

한국 팬들은 경기에 방해되지 않는 타이밍에 센스있는 응원전을 펼치며 두 선수를 모두 웃게 했다. 경기 중 관중석의 꼬마 팬에게 테니스 공을 던져준 알카라스는 “하트도 해줘”라는 관중의 한국말을 알아듣고는 돌아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알카라스, 신네르 두 선수는 모두 “사랑해” “잘생겼다” 등 한국말 응원이 나올 때마다 이를 알아듣고 관중석을 향해 손하트를 하는 등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쉼 없이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신네르는 2세트 2-2 상황에서 맞은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 도중 어린이 팬에게 즉석에서 자신의 라켓을 쥐여주며 코트로 내보내고 자신은 관중석에 앉았다. 서브게임 중이었던 알카라스도 흔쾌히 어린이에게 서브를 넣었다.


긴장한 듯 첫 리턴에는 실패한 어린이는 이어진 알카라스의 두 번째 서브는 능숙하게 받아내 알카라스와 랠리를 이어갔다. 이어 강한 포핸드를 라인에 걸쳐 떨어뜨리며 알카라스를 꼼짝 못 하게 했고 신네르는 두 주먹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이어 신네르가 코트에 다시 나서자 주심은 “듀스(40-40)”를 선언해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네르가 어린이에게 라켓을 넘겨주기 전 30-40으로 알카라스에게 끌려가고 있었는데 어린이의 첫 실점은 점수에 반영하지 않았던 주심이 어린이의 득점은 신네르의 득점으로 인정하는 ‘센스’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또 이벤트 대회답게 다른 공식 경기에서는 보기 어려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두 선수는 백핸드 슬라이스로만 랠리를 이어가거나 포핸드 슬라이스로만 랠리를 이어가기도 하며 중간중간 볼거리들을 만들었다.



이어 “알카라스와 새해부터 코트에서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남을 올 시즌에도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새 시즌에 다시 메이저 우승컵을 두고 경쟁할 알카라스에도 덕담을 전했다.

알카라스도 “이번에는 짧게 와서 아쉽지만 정말 너무 재밌었다. 이곳에서 받은 에너지, 응원이 정말 대단했다. 다음에도 경기가 됐든 휴가로 오든 꼭 다시 오고 싶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알카라스는 경기 전날 예(칸 예)가 방한 당시 방문해 화제가 됐던 삼겹살집을 세계적 DJ 페기 구와 함께 찾기도 했다. 페기 구는 2026년 호주오픈에서 공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4대 메이저대회 중 호주오픈에서만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 지연되고 있는 알카라스는 “지난해 시즌 마무리도 (신네르와) 함께 했고 이번 시즌 시작도 함께했으니 작년처럼 둘 다 좋은 시즌을 보냈으면 한다”며 새해에도 신네르와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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