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하며 3만6000달러 선을 간신히 지킨 것으로 추산됐다. 저성장과 고환율이 겹친 영향이다. 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만은 한국을 추월하며 올해 1인당 GDP 4만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11일 재정당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6107달러로 전년 대비 0.3%(116달러) 줄었다. 달러 기준 경상 GDP도 1조8662억달러로 0.5% 감소해 2022년 이후 3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실질 GDP 성장률이 1.0%로 낮은 데다,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22원으로 전년보다 4% 넘게 오른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 3만달러를 돌파한 뒤 등락을 거듭해 왔다. 2021년 3만7503달러까지 반등했지만, 2022년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여파로 다시 3만4000달러대로 후퇴했다. 올해는 정부 전망대로 성장세가 회복되면 3만7000달러대 재진입이 예상되지만, 환율 수준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대만 TSMC. [AFP 연합뉴스]
대만은 상황이 다르다. 대만 통계청은 지난해 자국의 1인당 GDP가 3만8748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미 한국을 웃도는 수준이다. 대만은 AI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7%대까지 끌어올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하며 성장의 중심에 섰다.
이에 더해 대만 달러는 원화에 비해 강세를 이어왔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달러당 대만 달러는 2024년 말 32.805달러에서 지난해 말 31.25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대만의 올해 성장률을 평균 4%로 보고 있으며, 대만 통계청은 올해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1인당 GDP 순위가 하락하는 반면, 대만은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