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가짜 일’ 줄이려다 ‘진짜 일’ 패싱?…쿠팡·베네수 사태 존재감 無[세종백블]
쿠팡 방안, 유통물류과 공식 움직임 안보여
베네수 사태 이후 비축·수급 담당 석유산업과 공개 회의 없어
![지난해 12월 25일 늦은 오후 불 꺼진 산업통상부 모습. 평상시 산업부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는 직원들로 인해 불이 켜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헤럴드경제DB]](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1/ned/20260111143607453urgj.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산업통상부가 ‘가짜 일 30% 줄이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진짜 업무’까지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1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이 지닌달 17일 정부 부처 업무보고 과정에서 업무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가짜 일 30% 줄이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보여 주기식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다. 역시 민간에서 모셔온 보람이 있다”며 “산업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다른 부처들도 하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김 장관이 당시 제시한 ‘가짜 일’의 기준은 “세금으로 월급을 주시는 국민들이 봤을 때 뭐라고 하실 것인지가 될 것”이라며 “야근한다고 했을 때, 자녀가 그 이유를 물어봤을 때 ‘아직 국장님, 장관님이 퇴근 안 해서 언제 찾을지 몰라서 남아있다’ 등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산업부는 조직혁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가짜일 신고센터’를 운영해, ‘가짜일’ 후보군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송구영신 행사’에서는 ‘가짜 일 줄이기’ 다짐 선언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부 일각에서는 ‘가짜일을 없애기 위해 일이 더 많아진 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가짜 일 줄이기’를 선포한 산업부가 정작 해야할 부분에도 움직임이 안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업부에 유통물류과와 석유산업과가 설치돼 있음에도 쿠팡과 베네수엘라 사태에 단독적으로 대책회의나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유통물류과는 온라인 유통산업과 유통산업,유통산업발전법 민원 대응, 지역상생형 사업, 유통물류기반조성 등 유통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대형 유통 플랫폼인 쿠팡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 관련부처가 대책방안을 내놓고 있는 반면 유통물류과가 있는 산업부는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의 발이 묶인 사이 골목 상권이 살아나는 게 아니라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만 결과적으로 급성장을 시켰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은 산업부 소관 법이다.
대형마트 규제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오는 17일 시행된 지 14년을 맞는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2년 1월 시행된 후 2013년 개정을 거쳐 의무 휴업일을 월 2회, 영업 제한 시간은 자정에서 오전 10시로 정한 규제가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이 법은 2029년 11월 23일까지 일몰이 4년 연장됐다.
일각에서는 영업시간 제한만이라도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과거 입법 당시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을 규제하면서 배송 시간도 제한했다. 새벽 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기업과 비교하면 대형마트는 역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부 유통물류과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연간 매출은 지난 2023년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합산 매출을 앞질렀다.
석유산업과는 석유수급과 비축, 국제석유협력·통상 등 국내석유산업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사실상 석유 통제에 나섰지만 공개 점검회의는 아직이다.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 당일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주재하는 관계부처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기만 했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강조했던 산업부가 최근 가장 현안을 패싱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또한 산업부 보도자료에 지난 2일 역사속으로 사라진 기획재정부를 아직도 옛 명칭으로 기재하는 등 실수가 잦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가짜 일’을 줄이려다가 ‘진짜 일’까지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유통물류과가 쿠팡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그대로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움직임이라도 보여야하지 않느냐”면서 “산업부의 DNA는 도전과 혁신으로 컬러풀(Colorful)이었는데 현재는 정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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